[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무작위 투입” 기법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아이디어 발상법은 “대안”을 찾는 것이 중심이었다. 철저히 논리적 근거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찾아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무작위 투입”은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을 조합시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다소 비논리적 상황처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분들이 향후 2~3년뒤 출시될 스마트폰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무작위 투입”기법으로 아이디어 발상을 한다면 아래와 같이 해 보자.

첫 번째, 무작위 단어를 하나 선택해라. 아무 단어나 상관없다. 만약 여러분들이 “여름” 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면 커다란 종이 한가운데 써보자. 두 번째, “여름” 이라는 무작위 단어와 연관 있는 단어들을 그 주위에 쓰는 것이다. “바다”, “뜨거운 태양”, “산림욕장”, “시원한 맥주” 등이 연상될 수 있다. 세 번째, 방금 적었던 연상단어와 스마트폰을 접목시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바다”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많은 사람들은 “파도소리”를 듣기위해 바다로 갈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에 센서를 장착해 바이오리듬을 체크하고 상황에 맞는 자연의 소리를 제공하여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기능”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 보자. “시원한 맥주” 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 더위를 싹 씻겨줄 시원함 그 자체일 것이다. “시원함”과 스마트폰 기능을 접목 시킨다면 “자동으로 주변의 온도를 체크하여 추울 때는 핫팩 기능을, 더울 때는 얼음팩 기능을 제공해 주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산림욕장”하면 생각나는 것은 신선한 공기이다. 그렇다면 “현재 공기의 오염정도를 체크하여 적절한 경보를 보내주고 신선한 공기까지 제공하는 기능”이 나올 수 있다. 요즘같이 중국발 황사와 공기 오염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대박 상품이 되지 않을까?

이렇듯 “무작위 투입”기법은 서로 전혀 다른 상황을 접목시켜 다소 황당할 수 있지만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데 탁월하다. 특히 백지 상태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상황이거나 아이디어가 고갈되었을 때, 전혀 새로운 발상과 신속한 창의성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아이디어 발상법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럼 이번엔 “도발과 이동”의 개념을 알아보도록 하자. 드보노 박사는 수평적 사고 기법을 쉽게 하기 위해 “도발과 이동”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우리의 두뇌는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평소에 논리적인 사고를 한다. 이러한 생각의 틀을 깨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도발과 이동”이라는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도발”이란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을 제시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동”은 그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이 합리화되어 머릿속에 이해가 되도록 만드는 과정인 셈이다. “이동”이 완료되었을 때 창의성은 발현되는 것이다.

“미스테리 카페”의 사례를 보자. 카페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당연히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을 주문하고 받아서 즐기는 곳이다. 그런데 여기서 도발을 적용한 것이 “자신이 주문한 물건을 받을 수 없다면?”이다. 이치에 맞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런데 이 순간 우리의 뇌는 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합리화시키기 시작한다.

“그래 바로 전에 주문한 사람의 물건을 받는 건 어때? 재미있는데?” 이렇게 합리화가 일어나고 받아들이는 순간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일반인들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공통점은 평소에 “도발”을 즐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도발만 있을 뿐 이동이 없다. “도발”이 창의성의 출발점이라면 “이동”은 도착지인 셈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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