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사업 초기 우리 회사에서 야근이 가장 많은 부서는 자사 쇼핑몰을 운영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팀이었다. 한 번은 팀장의 요청으로 새로운 업무 프로젝트를 추진해 보기로 했다. 6명을 2인 1개 조로 나누고, 팀별로 안건을 정해 쇼핑몰 운영 방법과 홍보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었다.

팀의 발전을 위해 추진한 프로젝트였으므로 관련 연구는 반드시 퇴근 후에 하기로 했다. 기간은 한 달이었고, 성과를 거두는 팀에게만 포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포상만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직원이라면 이 프로젝트에 그다지 참여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팀원을 모아 놓고 추가 제안을 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회사와 개인 양쪽 모두 발전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업무 시간 외의 시간에 추가로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의 참여는 개인의 자율에 맡기겠습니다.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에 한해 팀별로 연구비 20만 원을 지원하겠습니다. 연구비로 식사를 해도 좋고, 영화를 봐도 좋고, 박람회에 가도 좋습니다. 각 팀의 친목이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일에 사용하면 됩니다. 그럼 우리 즐겁게 연구해 봅시다.”

“와~ 정말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거예요”

이 프로젝트가 일이라고 생각하던 직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분명 20만 원이라는 금액은 한 달 가까운 야근에 대한 보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회사에 자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을 이해해 주었고, 이 연구비도 기분 좋게 받아들여 주었다.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나의 진심이 직원들에게 닿은 것 같았다. 이런 긍정의 반응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고, 업무에 반영되어 도움이 되었다.

이렇듯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성공하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와 본인이 소속된 팀에 기여하고 싶은 욕구를 동시에 갖고 있다. 회사는 그 욕구를 시의 적절하게 자극해 줄 필요가 있다. 때문에 나는 위에 언급한 사례처럼 직원들의 자발적인 동기유발을 위한 프로모션을 종종 개최하곤 한다. 고정적으로 받는 급여는 시간이 지나면 고맙게 느껴지지 않고 삶의 활력 또한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야근’을 알아차리는 방법 : 야근과 관련하여 내가 말하고 싶은 한 가지는, 야근이 꼭 회사에서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언젠가 다른 회사의 대표로부터 야근에 대한 생각을 질문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야근의 정의는 매우 폭이 넓습니다. 회사 내 책상에 앉아 있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출퇴근 시 대중교통 안에서 일에 대해 생각하거나, 업무 능력 개선을 위해 학원을 다니거나, 거래처와 친목 도모를 위해서 술을 한 잔 하는 것까지 모두 야근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퇴근 후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도 회사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개인이 회사 안에서 혹은 밖에서 보낸 모든 시간이 쌓여서 회사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대표들은 자신의 눈앞에서 직원들이 야근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해 하거나 눈치를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사실 대표가 보고 있지 않은 곳에서 직원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기왕에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 직원이 업무 능력의 발전을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거나, 독서를 통해 자기 계발을 하고 있거나, 우연히 퇴근길에 만난 거래처 사람에게 영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꼭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늘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반드시 대표의 눈에 띄기 마련이다. 성과를 잘 내고, 만약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해도 업무상 중요한 역할을 계속 잘 수행함으로써 대표나 팀장 눈에 띄게 된다. 대표이사가 할 일은 눈에 띄는 이런 직원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경험에 따르면 신생 회사가 선두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주어진 24시간을 모두 사용해도 부족하다. 시간도 부족하지만 자본이 없는 흙수저 대표는 통상적으로 사업 시작 6개월 만에 이익을 내지 못하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때문에 야근은 신생 회사의 필수 불가결의 조건일는지 모른다. 야근에 동참할 수 있는 창립 멤버와 직원으로 팀을 구성해야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표는 시기와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야근하는 직원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저녁 먹었어요? 밥 먹고 일해요.”

무엇보다 대표는 직원의 열정에 감사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야근하는 직원들에게 따뜻한 말과 함께 밥 한 끼라도 대접하자. 회사가 이익을 냈을 때는 노력한 직원들과 함께 기뻐하고 반드시 보상하자. 직원의 열정을 이끌어 내고 싶다면 합당한 대가를 제시해야 한다. 능력 있는 직원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 더더욱 그렇다. 최고는 아니어도 최선의 대우를 해 주고 신뢰감을 주는 회사일 때 직원은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진다. 회사는 직원들의 희생과 노력 없이 성장할 수 없는 조직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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