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이 책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샘터, 2015)』는 지금까지의 지리교육이 지니고 있었던 문제점을 짚어보고, 지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관점인 ‘지리적 상상력’을 소개한다. 지리 교과서는 가르쳐주지 않은, 흥미진진한 ‘일상 속 살아 있는 지리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 삶에서 공간이 지니는 다양한 의미’를 살펴본다.

나아가 적극적으로 나에게 맞는 공간, 내가 좋아하는 장소를 찾음으로써 절망과 편견을 딛고 꿈을 이룬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지리적 상상력’, ‘공간적 의사 결정력’의 중요성을 증명하고 내 삶의 고민과 문제를 푸는 데 구체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다음 세대가 묻다.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나에게는 온통 불리한 조건뿐입니다.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답답합니다.”

김이재 저자는 말한다. “행복을 느끼는 장소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우선 웅크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 다양한 장소를 체험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곳, 나와 맞는 공간을 찾으세요.”

좋아하는 장소 하나 가진다는 것은 내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기적의 시작이다. 이 책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는 총 3부로 이뤄져있다. 제1부에서는 지리학과 지리교육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 문제점을 짚어본다. 올바른 지리교육의 유용성과 지리적 상상력의 위력을 영국 등 지리교육 강국의 예와 『해리 포터』의 작가 J. K. 롤링, 『피터 래빗』의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동물학자 제인 구달 등 여러 인물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제2부에서는 ‘지리적 상상력’을 삶에서 실천하여 꿈과 행복과 성공을 이룬 인물들의 다양하고 풍성한 사례를 알아본다. 지리적 상상력이란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바꿔 말하자면 다양한 위인들의 삶을 ‘지리적 상상력’이라는 틀로 들여다보고 재평가한다. 인물들은 크게 두 부류다. ‘절망을 딛고 희망을 퍼뜨리는 나비파 인물’과 ‘배짱 있게 삶을 개척한 삐삐파 인물’로 나누어 소개한다.

‘나비파 인물’로는 프란치스코 교황,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알리바바 마윈, 소프트뱅크 손정의, 여배우 오드리 헵번과 안젤리나 졸리, 노르웨이 라면왕 이철호,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한국인 최초로 백악관 보직에 오른 강영우 박사 등을 소개한다.

‘삐삐파 인물’로는 ‘말괄량이 삐삐’의 원작 『삐삐 롱스타킹』의 저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김영하, 생텍쥐페리, 파울로 코엘료, 세계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두 민족, 유대인과 중국인을 대표하는 부호 로스차일드 가문과 리카싱, 세계로 진출해 성공을 거둔 한국인들인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성악가 조수미, 얼마 전 은퇴 공연을 한 발레리나 강수진, 그리고 방송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 영국의 악동 현대미술가 트레이시 에민 등을 소개한다.

소개된 인물들의 삶과 꿈은 각양각색이지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모두가 힘든 애벌레 시기를 거치고 캄캄하고 고독한 번데기 시기를 거쳐 아름다운 나비로 다시 태어났으며, 더 나아가 세상에 나비 효과를 퍼뜨리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바로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해 불행과 고난을 지혜롭게 이겨냈다는 점이다. 공부는 책상이 아닌 세상에서! 나비처럼, 삐삐처럼 밖으로 나가 나에게 맞는 장소를 찾자. 성공이란 그 사람의 꿈의 공간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제3부는 ‘지리적 상상력’의 적용편이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최초의 여성 지리학자이자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의 저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 심리학자 프로이트와 아들러,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르 코르뷔지에 등의 사례를 통해 두렵고 힘들더라도 지금 당장 나에게 맞는 장소를 찾아 떠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며 변화의 시작이라고 역설한다. 그리고 여러 지역 중에서도 아시아, 특히 행복 밀집 지역인 동남아시아에서 기회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저는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두렵고 힘들더라도 우선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골방에 처박혀 있지 말고 용기를 내어 더 넓은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요. 물론 그건 무척 어렵고 겁나는 일입니다. 저 같은 어른들도 낯선 곳에 가려면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죽은 듯 보이는 번데기가 화려한 나비가 되는 것처럼 자신의 존재를 송두리째 뛰어넘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렵고 힘들더라도 나가야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해결되겠지, 어른들이 알아서 해주겠지…… 여러분, 더 이상 무언가를 막연하게 기다리며 그냥 앉아만 있지 마세요. 처음에는 좀 어설퍼도 내가 행복을 느끼는 공간, 나에게 맞는 공간을 밖에 나가 직접 찾아보고,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해 내 존재가 빛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하세요.” <‘생존을 위한 지리학’ 중에서>

<사진=EBS>

한편 경인교육대학교 김이재 교수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한 행복한 문화지리학자로, 음식, 패션, 관광, 스포츠, 현대미술, 후각의 세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연구에 도전해왔다. 음식이 맛있고 사람들이 다정한 행복 밀집 지역, 동남아시아를 특히 좋아해 동남아 지역전문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EBS 세계지리 수능 강의를 맡기도 하고 TV 여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전국을 답사하며 창의적 체험활동을 디자인하고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이끌기도 했다. 저서로는 『치열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 운명의 지도를 뛰어넘은 영국 여자들(위즈덤하우스)』, 『펑키 동남아 : 사랑과 행복의 상징 두리안을 찾아 떠나는 힐링 로드(시공사)』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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