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S>

[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오늘 30일(화) 22시 45분 EBS <건축탐구 집>에서는 ‘한옥에 살고 싶다’가 방송된다. EBS ‘건축탐구-집’은 두 명의 건축 전문가와 함께 집을 둘러보면서 집주인들의 삶과 집의 건축에 대해 관찰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여행’이라는 요소를 통해 건축에 쉽게 다가가고, 사람과 닮아있는 집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오늘 30일(화) 첫 방송에서는 ‘한옥에 살고 싶다’를 방송한다. 오랫동안 함께 하며 우리 고유의 공간으로 자리 잡은 한옥이 어떻게 진화해 현재에 이루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이를 위해 고택, 현대식 한옥, 한옥과 양옥이 공존하는 집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진행자는 임형남 건축가와 텐들러 다니엘 건축가가 함께한다. 임형남은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는 건축가이다. 삶을 집에 그대로 녹여내기 위해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그야말로 ‘소통왕’ 이다. 텐들러 다니엘은 독일인 아버지와 파독 간호사 출신이었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건축가다. 독일에서 나고 자랐지만, 종종 광주 외할머니댁을 찾아 한국 문화를 접했다. 그때 한옥에 매력을 느껴 한옥 건축가로 활약하고 있다.

▲따뜻함을 품은 200년 역사의 고택, 운조루 : 선녀가 목욕을 하고 올라가다 금가락지를 떨어뜨렸다는 명당 ‘금환락지’의 땅, 전라남도 구례군 오미리 마을. 이곳엔 1776년 지어진 이후 옛 모습을 간직해온 고택 ‘운조루’가 있다. 전라도 낙안군수를 지낸 류이주(1726-1797)의 작품으로, 경상도에서나 볼 수 있는 ‘ㅁ’자 형태 가 전해진 집이다.

운조루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숨어있다. 낮은 굴뚝을 통해 밥 짓는 연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하고, ‘타인능해(他人能解, 타인이 능히 가져갈 수 있다)’를 통해 언제든지 쌀을 가져갈 수 있게 한 것이다.

그 나눔의 정신을 현재 9대 종부인 이길순(86)이 실천하고 있다. 70년 가까이 이 집을 지켜왔다는 할머니, 두 건축가가 방문하자 푸짐한 한 상을 내어왔다. 농민들이 농사 후 나눠 먹는 내림 음식 ‘서리시침’이다. “사람들이 오면 전부 다 우리 집에서 밥 먹고 가요.”라는 말처럼, 할머니는 오늘도 운조루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사진=EBS>

▲옛집을 고치며 사랑을 꽃피워나가는 집 : 부소산이 내려다보이는 충남 부여군 현암리에는 푸르른 들판과 꽃으로 가득 찬 집이 있다. 바로 황인희, 이용탁 부부의 집이다. 자연 풍경과 어우러지는 예쁜 집 같지만, 사실 70년 가까이 된 옛집을 현대식 한옥으로 개조한 집이다. 부부의 생활공간에 맞게 변형하면서도, 오래 된 나무 골조를 그대로 드러내 전통을 멋지게 재현해 낸 것이 이 집의 매력이다.

“집은 늘 고쳐야죠.”라고 말하는 아내의 말처럼 이 부부에게는 집 고치기가 일상이다. 이번엔 토방(마루를 깔지 않은 흙바닥으로 된 방)공사다. 흙을 개고, 펴서 바르는 일은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잉꼬부부인 이들에겐 즐겁기만 하다. 애정이 담긴 공간에서 애정이 담긴 사람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따로 또 같이’, 남편채와 아내채를 분리한 집 : 강원도 원주엔 한옥과 양옥이 공존하는 집이 있다. 두 지붕에 한 가족이 사는 집이다. 은퇴 후 전원생활을 위해 원주를 각자의 공간을 원했던 부부는 개성에 맞게 분리된 공간을 꿈꿨고, 그 이상을 임형남 건축가가 실현해냈다. 그 결과 한옥은 명상과 독서를 좋아하는 아내 김선희씨가, 양옥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남편 이광신씨가 거주하게 되었다.

이제 이 부부에게 집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함으로서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는 공간이 되었다. ‘따로 또 같이’의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