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드보노 박사는 “탈출 도발”, “역전 도발”, “소망적 사고도발”이라는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탈출도발”이다. 평소에 당연하거나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요소를 과감하게 없애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이 액정이 없다면?” 혹은 “카메라에 렌즈가 없다면?” 처럼 가상의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탈출도발로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날개 없는 선풍기이다. 날개는 바람을 만드는 선풍기에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날개가 없다면 바람도 없기에 더 이상 선풍기가 아니다. 그러나 과감한 도발을 통해 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하여 대박을 터뜨렸던 것이다.

몇 가지 사례를 더 살펴보자. 2011년 라면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제품이 있었다. 바로 하얀색 매콤한 국물 맛을 선보이면서 폭발적인 매출 신장을 기록했던 “꼬꼬면”이다. 사람들은 당연한 것처럼 “매운 것”은 “빨갛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매운 것”에서 “빨갛다”라는 색깔을 빼버리고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바로 탈출도발을 적용한 것이다. 그 후로 “기스면”, “나가사끼 짬뽕”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한동안 라면계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유행을 만들어 냈다.

그밖에 세탁을 한다는 개념에서 물을 과감히 빼버리고 개발된 상품이 “페브리즈”이며, 스테이플러에 가장 중요한 철심을 빼버리고 탄생한 제품이 아이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심 없는 스테이플러”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 상품은 A4용지 7장 까지 묶을 수 있다고 한다.

광고에서도 탈출도발을 사용한 유명한 사례가 있다. 바로 “앱솔루트 보드카”가 주인공이다. 보드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인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러시아”를 떠올릴 것이다. 대한민국 하면 소주가 생각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앱솔루트 보드카”가 러시아가 아닌 스웨덴 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보드카중 하나이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보드카인데도 말이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1979년 스웨덴에서 탄생했다. 당시 미국 진출을 노리던 그들은 “보드카는 러시아 술” 이라는 기존 인식을 깨기 위해 “술 광고에서 술을 빼버리는” 탈출도발을 시행했다. 단지 병 모양을 신비롭게 부각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잡지에 실린 앱솔루트 광고를 몰래 찢어갈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1만 2천 상자가 판매되었다. 11년이 지난 1991년에는 270만 상자가 판매되며 수입 보드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만약 기존 주류 광고처럼 술맛을 부각시키려 했다면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보드카는 러시아 술” 이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앱솔루트는 그 후 30년이 넘도록 병 모양은 그대로 두고 “ABSOLUTE"와 다른 단어가 결합되는 재치 있는 광고를 계속하고 있다.

앤드워홀 등 많은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한 아트 마케팅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술 광고에 술맛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도 국내 판매량 1위, 전 세계 판매량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앱솔루트 보드카의 사례는 도발의 파워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 브랜드마케팅 기록하고 있는 앱솔루트 보드카의 사례는 도발의 파워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 브랜드마케팅 사례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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