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승진 칼럼니스트] 학원 대신 유튜브, 또는 전혀 필요 없다는 학원 무용론이 나온다. 영어 교육 채널인 <올리버쌤>은 8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탑 인기 채널이다. 딱딱한 교과서 영어가 아닌 영어 공부에 대한 꿀팁을 주고, <미국 일진은 얼마나 무서울까?(258만 조회 수)>, <미국인에게 특이해 보이는 한국인의 행동(168만 조회 수)>등 미국의 문화 이야기를 재밌게 푼다. 유튜브에는 영어뿐만 아니라 특정 상황에 쓰이는 다양한 언어 공부 영상이 즐비해 있다. 시청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 그때그때 목마름을 해결한다.

학원 무용론과는 또 다르게 유튜브를 통해 인지도를 쌓는 강사들이 있다. 인터넷 강의 업체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가 하면 강사 개인이 직업 운영하기도 한다. 실력은 기본이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확고한 팬층을 확보한 학원 강사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곳에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수험을 위한 교육 이외에 ‘드론 조종법, 코딩하는 법, 3D 프린팅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술에 대한 정보들이 유튜브에 상당수 존재한다.

익숙하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지만, 유튜버들은 대체로 학습자가 이해하기 쉽게 영상을 만든다. 조금이라도 어렵게 느껴지거나 영상의 길이가 길면 떠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서 영상을 제작한다. 이로써 학습자는 생소한 분야지만 마음의 부담을 낮추어 배움에 임한다. 유튜브를 통한 교육은 미디어의 특성상 지역과 언어 등 환경 조건을 뛰어넘어 지식의 편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강사신문의 한국강사에이전시에서 활동하는 강사 1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90%는 유튜브에 주 1회 이상 접속한다고 한다. 그리고 43.2%는 매일 접속한다고 답을 했으며 총 응답자 중 56%는 강의에 유튜브 영상을 활용하고 있다. 응답 결과 중 눈여겨봐야 할 결과가 있다.

상당수의 강사는 유튜브 채널 운영의 목적을 광고로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개인 브랜딩을 위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자 하는 강사는 73%로 수익 창출 18%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인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수익 창출 보다는 개인 브랜딩의 한 도구로 보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쪽 애너하임에는 매년 6월 화려한 축제가 열린다. 2010년부터 시작한 비드콘(Vidcon)은 온라인 비디오 컨퍼런스로 점차 참가자 수가 증가해 2017년에는 3만 명이 넘었다. 참가자는 크리에이터와 이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팬들 그리고 영상 산업 관계자들이다. 주최 측은 이 행사를 미국에서만 개최하다 2017년부터 네덜란드와 호주에도 확산시켰다.

더욱 그 영향력이 두 나라를 중심으로 유럽과 오세아니아로 뻗어가고 있다. 비드콘은 일반인이 크리에이터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 그리고 2층엔 영상 촬영 및 편집을 위한 장비나 소프트웨어의 전시장으로 구성했다. 또한 포럼 세션이 마련되어 있어 온라인 미디어계의 트렌드를 접할 수 있다. 다양한 볼거리, 배울 거리를 마련해 놨다.

비드콘에 다녀온 미디어자몽 김건우 대표는 ‘라이브의 시대, 콘텐츠를 가장 빨리 소비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라’며 현장에서 느낀 라이브 스트리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금은 유튜브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많은 SNS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이 기술이 익숙하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방송 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거대한 자본이 필요했다.

촬영을 위한 장비며 영상을 송출하기 위한 중계 장비, 그리고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고급 인력들이 투입됐다. 지금은 라이브 버튼 하나면 인터넷이 되는 곳 어디든 영상을 송출할 수 있고 전 세계에서 시청할 수 있다.

전 세계가 평평해지고 있다. 한국어가 아닌 적절한 영어 키워드로 원하는 영상을 검색하면 거대한 시장이 펼쳐진다. 모바일 미디어의 모태인 미국과 영어권 아래에 있는 국가의 크리에이터들은 언어 문제로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어로 만드는 국내 영상 시장은 포화상태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

언어의 비중이 크지 않은 요리 채널이나 키즈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들은 해외트래픽 비율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김조한 넥스트미디어 소장은 ‘해외 100만 팔로워가 넘는 크리에이터들은 캡션(영어 받아쓰기)을 직접 입력하고 있었다.’며 해외 트래픽에 대한 고민이 크다. 다양한 언어를 제공할 수 있는 자막 서비스는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시청자를 고객으로 사로잡을 수 있다. 이제 한국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지식공감, 2018.10.9.)』

 

이승진 칼럼니스트는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유튜브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이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아프리카 의료기기 사업 전문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의공기사로 근무했으며, Vision MSC, 독일 NUGA LAB GmbH 인턴 등으로도 활동했다. 첨단기술에 소외된 사람들에게 공학기술과 감성경험으로 주도적 삶을 돕고 있으며, 블로그 ‘루키엔지니어’와 유튜브 ‘손안의 공장 나도 유튜버’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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