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배정인 기자] 저자 김경일의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 새로운 리더십을 위한 지혜의 심리학(진성북스, 2015)>

빽빽하고 두꺼운 책. 개미가 깃발을 들고 코끼리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을 담은 이 책.

상징적인 이 그림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덩치 큰 코끼리 떼를 몰고 갈 수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았다.

책 분량에 눌리지 않고 진중하게 끝까지 읽기만 할 수 있다면 분명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귀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거란 느낌이 딱 왔다.

저자는 이 책을 일컬어 '이끌기와 따르기에 관한 정신물리학적 고찰'이라고 했다. 그동안의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적 실험연구들의 결과들을 담았고 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소통하는 방법,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사이의 인과관계 등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다.

인지심리학자의 관점에서 본 리더십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지 않은가! 인지심리학자가 풀어내는 21세기 새로운 리더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숨에 다 읽기는 조금 벅차고 부담스러운 분량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면한 문제라든가 아니면 가장 궁금한 부분부터 먼저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읽다 보면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 결국 다 읽게 될지도. 나처럼 말이다. 실제로 읽다 보니 자꾸만 더 깊은 생각으로 들어가서 빨리 읽을 수도 없었다.

# 창의적인 사람은 골칫덩어리인가(156p)
 

<사진=pixabay>

저자는 일반적으로 창의적 인재에 대해 오해가 있다고 꼬집는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사람이 소수이고, 그들의 대단함을 감탄하면서도 인정하지 않고 특이한 성격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마음먹는 것만으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며, '추상적인 생각과 말'에서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엄청난 힘이 생겨난다고 한다. 편안한 상태에서 자유로운 생각들로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떠올려 이를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구체화된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이 과정을 거꾸로 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들이 우리 삶에 들어와 효과 있는 무언가를 생산해내려면, 바탕이 되는 문화가 건전하고 성장하고 있고, 수용 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레인스토밍도 마찬가지다.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결과를 낼 수 없다. 조직 내의 역학, 관계 안에서 선택한 툴이 유용한지 확인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직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대하는 데 있어서 배울 것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생각에 대해 유연한가?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 없이 끝까지 들을 수 있는가? 등등.

실험실에서 남자 선배가 시키는 일에 "왜 그런 거예요?"하고 질문했다가 엄청 혼났던 적이 있다. "선배가 하는 말에 '왜'라고 토를 달지 마라! 알았어?" 며칠 말을 못 걸었던 기억이 난다.

궁금한 것을 왜 물어볼 수 없는 건지! 저자가 '왜'에 대한 집요한 추적이 올바른 해답으로 이끈다는 말을 해주어 내심 위로를 받았다.
 

<사진=pixabay>

이 책에서도 '미루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나온다. 얼마 전 읽은 15분 심리학에서도 '미루는 습관'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있었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다음에도 기회가 있겠거니 하고 미루게 되는 일들에 대해 남은 기회가 몇 번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라고 말한다.

만약에 당신이 리더라면 다그치지 말고, 남아있는 기회를 언급하고,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데드라인을 알려주라는 것이다. 더 절박하게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게 되는 사람들의 심리. 스스로에게도 거꾸로 적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알면 성과가 더 커지므로 접근 동기나 회피 동기를 적절하게 적용해 보라는 조언도 교육현장이나, 조직 내 리더십을 발휘할 때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또한 결정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감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공의 밑바탕에는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제대로 된 결정 역시 반드시 있었음을 그들은 이야기해준다.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결정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이다. 그 힘을 가지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우리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 많은 대상과 기회에 기꺼이 지금 가진 것들을 써야 한다고 심리학자들은 조언해주고 있다."(213p)

생각에 꼬리를 물게 하는 책. 그 생각의 끝에 새로운 적용점을 찾아볼 수 있었던 책.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사진=김경일 페이스북>

김 저자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학·석사학위를 받았고, 텍사스대학교 오스팀캠퍼스 대학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음악지각인지학회장, 아주대학교 입학사정센터장, 중앙심리부검센터장 등을 거쳤다. 저서로는 <지혜의 심리학>,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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