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강희선 칼럼니스트] 비가 오는 어느 날, 음식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음식점 입구에는 우산을 꽂아 놓을 수 있는 길고 커다란 통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 역시 우산을 그곳에 꽂아 두고 식사를 하기 위해 홀 안으로 들어갔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한 뒤에 우산통에 꽂아 두었던 우산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 봐도 우산이 없는 것을 보면서 혹시 분실된 것은 아닌지 살짝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직원에게 우산이 없어진 것 같다고 하자 주인에게 다가가 우산이 분실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자 잠시 후 신발장 주위에서 우산을 찾던 주인은 당황한 기색으로 ‘죄송하지만 남아 있는 우산이 있으니 이거라도 쓰고 가시면 안되겠느냐’라고 양해를 구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비를 맞을 수는 없으니 알았다고 말하고 우산을 건네받았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주인은 죄송하다고 말을 하는 상황에서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상황을 타협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몇 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음식점 앞을 지날 때면 비가 내리던 그 날의 일이 생각난다.
 

<사진=pixabay>

이런 경우와 유사하게 대다수의 고객은 큰 소리를 내거나 화를 내지는 않지만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타협을 해 주는 경우가 있다. 이때 직원은 상황이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고객은 상황종료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한 통의 전화나 문자로 다시 한 번 사과를 한다면 고객의 기분은 안 좋았던 기억을 잊었을 것이다.

다음 번에 고객이 방문했을 때 잘 대해 준다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자신이 제공받은 서비스에 대한 실수가 발생한다면 바로 보상을 받고 싶어 하며 직원에게 여러 번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과의 서비스 현장에서 직원들은 불만이 발생하면 짧은 시간에 고객의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빈발효과(frequency effect)는 실수를 했을 때 빈번하게 사과와 회복하려는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전에 저지른 실수가 희석되는 것을 말한다. 실수한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한 번 말을 했으니 일을 해결했다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배웅인사를 할 때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진심의 사과를 한다면 고객은 실수에 대한 직원의 태도에 오히려 믿음이 생길 수 있다.

우리가 고객을 만나는 순간 고객이 풀리지 않는 감정으로 떠난다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고객이 되기 십상이다. 이런 상황들이 여러 번 발생한다면 고객이 감소되어 기업의 손실은 더 커질 것이므로 어떻게든 불만이나 문제가 발생한 그 순간에 만족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고객에게 대수로운 것은 없다!>
 

<사진=pixabay>

그렇기에 고객과의 서비스 현장에서 분실물이 발생하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고객의 불만이 초래되었다면 첫째, 고객의 기분을 인정해야 한다.

대수롭지 않은 일, 별 것도 아닌 일에 흥분을 하는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직원의 말과 행동은 그대로 얼굴과 서비스 동작에도 연결되어 고객을 더 화가 나게 만들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은 없다. ‘고객이 화를 낼만한 일이다, 내가 그 입장이 되어도 화가 날 만한 일’이라는 공감과 이해가 필요하다.

둘째, 직원이 진심으로 고객에게 사과해 주기를 원한다. 다른 고객이 우산을 가져갔다고 가정해 보자. 어찌 되었든 자신의 근무지인 가게에서 일어난 일이다. 다른 고객이 가져 간 것을 내가 어떻게 일일이 다 알 수 있겠느냐는 변명이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보다는 최선을 다 해서 처리해주려고 노력을 해야 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우리 잘못도 아닌데 ‘직원은 왜 무조건 고객에게 사과를 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하기 보다는 우리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상에서 발생한 일이므로 직원은 고객에게 진지한 태도로 응대하고 고객의 신임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기에 불만 상황에서는 고객에게 물적인 보상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그 이상으로 직원의 태도가 고객의 마음을 녹여주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강희선 칼럼니스트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서비스에듀센터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항공 서비스 아카데미 전임교수, KORAIL 한국철도공사 CS부장, 수원여자대학교 비서경영과 겸임교수, 월드컵 문화시민협의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고객만족 끝장내기>, <비즈니스 매너에 날개를 달자>, <고객만족 요럴땐 요렇게> 등이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