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한국경제신문사, 2016)』라는 책이 있다. 2016년 10월 말에 출간된 책인데, 2018년 9월 기준 20쇄를 찍고 약 6만 부 정도 팔린 베스트셀러다. 아들 셋 키우는 전업맘이 ‘더이상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아이들에게까지 가난을 대물림할 수는 없다’는 간절한 바람으로 경제와 재테크를 독학해서,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얻으며 아파트 15채를 보유하게 된 비결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은 ‘평범한 주부도 돈을 공부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를 저자의 경험을 통해 현실로 증명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학벌도 좋지 않고 머리도 좋지 않은 저자가 오직 독학으로 공부했고, 그 결과 이 집 저 집 떠도는 ‘전세난민’ 생활을 끝내고 ‘월세 부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공부했을까?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 △아들을 셋이나 키우면서 책 읽고 공부할 시간이 나나? △무슨 책을 읽었지? 그걸 어떻게 투자에 적용한 거야?’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 책을 읽으며 이런 궁금증을 품은 독자들이 많았다. 어떻게 이리 잘 아느냐면, 바로 내가 그 책의 저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를 출간한 후 실제로 많은 분들이 위와 같은 질문을 해오셨다. 특히 나와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아들 셋을 키우면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경제를 공부하고 재테크를 하는 게 가능한지, 정말 그것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건지 물어오는 분들이 많았다. 이 책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차이정원, 2018)』는 내가 그간 받은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한참 재테크에 열을 올릴 때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갔다. 장을 볼 돈을 아껴 종잣돈을 마련했고, 여유롭게 쇼핑할 시간에 아이를 업은 채 발로 뛰며 매물을 보러 다녔다. 내가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 종잣돈을 마련했는지는 2013년 다음 ‘짠돌이’ 카페에서 개최한 ‘슈퍼짠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려받을 재산도 없고, 남편 혼자 벌어 세 아들을 키우며 돈을 모으려면 아끼고 또 아껴도 부족했다. 악착같이, 지독하게 아껴서 돈을 모았고 그렇게 부동산에 투자했다. 그런데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가기 전 내가 먼저 들린 곳이 있다. 바로 ‘도서관’이다.

신혼 초 맞벌이를 하던 시절 모은 돈을 전부 펀드에 투자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수 천 만원 손해를 봤다. 전세를 월세로 돌리겠다는 주인의 의지에 신혼집에서 나온 뒤 매년 수 천 만원씩 오르는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세 아이를 데리고 비가 새고 바퀴벌레가 들끓는 재개발 빌라에서 전세를 살았다.

살림하랴, 아이 셋을 키우랴, 독박육아와 가난에 짓눌려 한없는 무기력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아니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그래서 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은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엄마에게 허락된 유일한 배움터였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니 재테크 고수들의 알짜배기 강의 같은 건 당연히 들을 수 없었고, 책을 사서 읽을 수도 없었다. 수천 수만 권의 공짜 책이 가득한 도서관은 가난에 허덕이는 엄마에게 내려진 동아줄 같았다.

사실 엄마들이 혼자서 공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비용에 대한 부담도 그렇지만, 시간에 대한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밥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거기에 더해 잠시 한 눈 팔면 ‘어떻게든 반드시’ 사고를 치고 마는 아이들 뒤치다꺼리까지 하고 나면 공부는 고사하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력이 남지 않는다. 그래서 책일 수밖에 없었다. 언제든 덮었다가 언제든 펼쳐들 수 있는 것, 내가 내 속도대로 내 호흡대로 배워나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책뿐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가 잘 몰라도, 알아듣지 못해서 멍해져도 창피하거나 부끄러울 일이 없는 유일한 학습자 역시 책이었다. 누군가에게 일대일 과외를 받거나 강의를 들었다면, 나의 무지에 얼굴이 빨개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겠지만, 책을 읽을 때는 모르면 다른 책을 더 찾아보면 그만이었다. 한마디로 ‘쪽팔릴’ 일이 없었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엄마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책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미친 듯이 파고들었고, 누가 돈을 버는지, 어떻게 버는지, 왜 버는지를 공부했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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