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립중앙도서관>

[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박주환)은 지난달 19일 김긍년 교수(연세대학교 의과대학)로부터 故 김춘동 교수가 소장해온 고서 760여 점을 기증 받았다고 9일 밝혔다.

김긍년씨가 기증한 고서는 조부 김춘동(金春東, 1906~1982)선생의 소장본이다. 김춘동선생은 전(前)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명예교수로 본관은 안동(安東), 자호(自號)는 운정(云丁)이다. 김춘동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지식인으로서 국권을 상실한 시대에도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한 학자이다. 위당 정인보, 육당 최남선 등과 함께 역사서 및 문학서를 번역하기도 하였으며, 저서로 <운정산고(云丁散藁)>를 남겼다.

기증본에는 선조인 청음 김상헌(淸陰 金尙憲, 1570~1652)의 <청음선생집(淸陰先生集)>을 비롯하여 <매천집(梅泉集)>‧<농암집(農巖集)>·<금계집(錦溪集)>·<급우재집(及愚齋集)>과 같은 문집 및 문학작품이 대다수이며, <연감류함(淵鑑類函)>‧<사문류취(事文類聚)>같은 사전류와 그 외에 <안동김씨세보(安東金氏世譜)>‧<만성보(萬姓譜)>와 같은 족보류, <사례편람(四禮便覽)>‧<제례통고(祭禮通考)> 같은 예학서도 포함되어있다. 또한 기증 자료에는 일제강점기에 편찬된 연활자본과 중국에서 편찬된 문학관련 자료도 있다.

특히 기증본 가운데 <송간이록(松澗貳錄)>과 <몽와연보(夢窩年譜)>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는 희귀자료이다. <송간이록>은 현재 국·한문 혼용 2책만이 전해지고 있었으나, 이번 기증을 통해 53책으로 구성된 필사본이 공개되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오늘날 백과사전 형식의 문헌으로 일상 ‧ 문화 ‧ 학문 ‧ 역사 ‧ 자연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조선 후기 문화사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몽와연보>는 故 김춘동 교수의 10대 조부이며, 조선 후기 문신 김창집(金昌集, 1648~1722)의 연보이다. 필사본 2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의정을 지낸 김창집의 일생뿐 아니라 가학(家學)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증자 가족들은 “고인께서 생전에 연구하고 간직한 귀한 책이지만, 집안에 두는 것보다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하여 필요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읽고, 연구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면 더욱 보람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고서를 기증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국가문화재라는 인식하에 국가가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여 잠자고 있는 고서를 일깨웠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고, 앞으로 기증 문화가 더 확산되어 국민에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증된 760여 책의 고서는 국립중앙도서관 개인문고 운영규정에 따라 개인문고를 설치하여 관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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