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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배정인 기자] 이 책 <인생, 한 곡>는 김동률 교수의 음악 여행 에세이집이다. 알에이치코리아에서 김동률 교수를 설득해 출판했다고 한다. 음악 여행 에세이집은 내게도 약간 낯선감이 있는데, 여러 영역들이 만나 영화를 보는 듯 감상도 하며 즐기게 해주었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움이 묻어나고 코끝이 찡해지는 추억들을 떠올려본다. 수도 없이 광화문을 오가며 교보문고, 광화문 광장, 돌담길을 공유했지만 작가만큼은 아니었나 보다. 내 기억보다 훨씬 그 기억이 깊고 사색적이다. 노래 한 곡과 얽힌 장소와 시대, 그리고 작가의 추억들이 어우러져 한 십여 년은 더 앞선 이야기들까지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었다. 작가의 이야기에 더 흠뻑 빠지게 하는 시도 한몫을 한다.

 <오빠 생각>이라는 노래를 기억하는가! 나도 어렸을 적 많이 부르던 노래였는데, 이 노래에 얽힌 사연이 소개되어 있었다.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삶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었다. 노래는 다시 그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의 위로가 되고 삶을 이기고 다독여주는 위로가 되었다.”

<서른 즈음에>를 읽을 즈음에는 글을 읽고 있는데 머릿속에 음반이 돌아간다. 슬며시 눈을 감고, 기타 치며 잔잔하게 부르는 그의 노래를 감상하게 된다.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김광석, 나도 오늘 그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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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를 지나 <굳세어라 금순아>가 수록되어있다. 영화 <국제시장>를 보고 난 후라면 이 노래가 더 애절해져 있을 것이다. 이젠 '흥남부두'라 하면 눈발이 휘날리는 흥남부두에 빽빽이 늘어선 피난민들이 떠오른다.

어찌 보면 신세대들에게는 옛날이야기와 옛날 사람들이 등장하는 책이라 잘 읽히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 책의 가치는 노래 한 곡이 담고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인물,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노래 속 역사 이야기는 특히나 더 값지게 느껴진다.

노래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애환이 담긴 그릇이다. 문학이 삶을 담고, 음악이 마음을 풀어낸다. 노래로 말하고, 노래로 버텨야 하는 시대가 있었다는 걸 다시금 떠올려본다.

저자 김동률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에서 매체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로 활동 중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KBS 경영평가위원, YTN 시청자 위원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인생, 한 곡>, <철학자들의 언론강의>, <신문경영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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