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많은 중소기업의 대표들이 세금계산서나 영수증만 갖추면 회사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렇게 말한다.

“내 돈 내가 쓰는데 왜 참견이죠”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법인의 대표일 경우 회사 돈을 자신의 돈으로 여기는 대표들이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대표 자신의 마음대로 직원들의 급여를 책정하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한 지인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아내가 함께 일했는데, 아내의 급여에 과징금이 붙었다며 내게 하소연을 해온 일이 있었다. 세율대로 세금을 전부 냈는데 그런 일이 생겼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인의 아내는 이사 직급으로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소득세는 물론 4대 보험까지 납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문제는 다른 임원들에 비해서 월등하게 많이 책정된 연봉이었다. 현행 세법은 임원의 급여에 대해서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대표자의 특수 관계인인 아내와 자녀 등을 임원으로 둘 경우 일반적인 임원들의 연봉과 크게 차이를 두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덧붙여 말하자면 임원의 급여와 퇴직금은 정관에 명시해야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관(定款)이란 법인을 어떻게 설립 및 조직하고 활동할 것인지 정한 기본 규칙을 의미한다. 직원의 법이 근로기준법이라면, 대표와 임원의 법은 정관인 것이다. 그런데 사업 초기에는 기업을 생존시키고 성장시키느라 바빠서 정관은 고사하고, 대표 자신의 월급조차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님, 월급 얼마나 가져가세요?”

“월급이요? 책정 되어 있는데 직원 월급 주기도 힘들어서 못 가져가요. 소득세와 4대 보험료만 상납하고 있네요.”

벤처기업 대표들은 사업 초기에 자신의 급여조차 챙겨가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월급도 못 받아가면서 소득세와 4대 보험료만 납부하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탈 것인가. 이 또한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이다.

나는 사업 초기에는 4대 보험공단에 대표자인 나의 급여를 ‘무급’으로 신청을 하고 급여를 받지 않았다. 이럴 경우 소득세는 물론 4대 보험료가 청구되지 않는다. 그리고 회사에 이익이 나기 시작할 때부터 급여를 책정했다. 이처럼 법에 대해 알고 있으면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법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으로 기업을 경영하게 되면 낭패를 당하거나 손해를 볼 수 있다.

사업을 하는 대표자는 근로기준법과 기본적인 세무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노무사를 통해 근로계약서를 수정하고 연봉 체계를 잡아 나가며, 재무 설계사를 통해 기업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것이 좋다. 여기서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들께 도움이 될 만한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리면, ‘종업원 복지보험’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종업원들의 복지를 위해서 사업자가 가입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많아지면 회사에는 크고 작은 인적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출퇴근 시 교통사고, 업무 중 사고 등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4대 보험에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이 있기는 하지만, 보상받지 못하거나 보상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매우 많다. 이때 ‘종업원 복지보험’이 상당히 효과적인 복지제도로 활용될 수 있다. 회사의 재정 규모가 허락한다면 가급적 드는 것이 좋다. 하지만 국가가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상품으로 보험사나 상품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가입해야 한다.

또한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했다면 직원들의 복지뿐 아니라 대표자의 연봉과 퇴직연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 역시 경제적 토대를 안정적으로 다져야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들은 유독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성향이 강하다. 내가 피땀 흘려 일군 회사니 내 것이라는 마인드인 것이다. 하지만 내 것이니 내 마음대로 하겠다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한 회사가 성장할 기회는 없다. 합법적이고 합리적 운영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자.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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