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원전 읽기 전에 봐야 할 ‘철학 길잡이 도서’ 될 것

[한국강사신문 이승진 기자] 최근 인문학이 유행함에 따라 대중들의 철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일반 독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철학의 고전 1권을 읽는 것도 부담을 느낀다. 도서 『미치게 친절한 철학(2019.6)』은 맥락에 따라 읽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언어로 구성했다.

‘애플인문학당’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철학을 강연해온 안상헌 대표가 오랜 기간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철학을 간추린 책이다. 그는 책에서 철학에서 지식보다 큰 맥락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의 맥락을 요약했다. 총 여덟 개 부로 구성된 책은 먼저 철학을 시대적으로 구분,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부터 근대철학까지 4부로 구분했다. 서두에서는 차라투스트라에게 영감을 받아 철학을 시작한 피타고라스의 일화로 장을 연다.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차라투스트라는 세상이 선과 악의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피타고라스를 비롯해 고대 철학자 10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짧게 정리했다.

‘어떻게 신의 존재를 증명할까’로 부제한 2부는 중세철학의 화두를 한 파트로 구성했다. 중세부터 철학은 ‘신학의 시녀’라 불릴 정도로 과소평가됐다. 당시 토마스 아퀴나스를 비롯한 철학자들은 신 존재 증명에 몰두했지만, 신학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전한다.

철학이 중세에서 근대로 전환된 계기는 갈릴레이 같은 과학자들 덕분이다. 3부의 주제는 과학적 발견에 힘입어 철학이 주목받기 시작한 근대철학이다. 근대국가가 형성되는 등 이성이 절대적인 위상을 얻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어 4부는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를 통해 근대 철학이 어떻게 붕괴했는지 다뤘다. 이성보다 동물적 본능이 강조되면서 ‘인간 이성의 절대성’에 대한 믿음이 철저히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 안상헌은 맥락으로도 철학을 읽으라고 제안한다. 이에 따라 5부 이후 근대철학과 현대철학을 키워드에 따라 정리했다. 집중적으로 다룬 ‘언어학과 구조주의’, ‘현상학과 실존주의’ 등 각 입장에서 철학자들이 내린 ‘왜 철학을 하는지’에 답이 여실히 담겼다. 가령, 책에서 소개된 현상학적 질문 ‘왜 세상에 아무것도 없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철학자 후설의 대답을 따라 읽다 보면 철학적 과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수 있다.

8부까지는 ‘과연 인간이 자유로운가’ 등 철학적 질문에 대해 현대 철학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열심히 회사의 인정을 갈구하는 대한민국 ‘김 대리’의 사례를 들어 라캉의 ‘인정 욕망’을 알고 결핍을 인지하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책은 철학의 태동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이 던진 모든 질문을 집대성했다. 책을 출간한 행성B 관계자는 “저자의 설명을 따라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철학 입문서”라며 “철학 원전을 읽고 싶은 모두에게 권할 수 있는 길잡이 책”이라고 출간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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