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우리에게 고조선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 한국 최초의 국가이지만, 이를 알고 연구하는 서구학자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최근까지도 서구학자들 중 상당수가 고조선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 학자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YURI MIKHAILOVICH BUTIN)’의 『고조선 연구(2019, 아이네아스)』는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닌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20세기 서구학자가 연구한 고조선 연구의 선구자 격인 저작이며, 한국(SOUTH KOREA)은 물론 북한(NORTH KOREA)의 연구 성과까지 반영하고 있는 명저이다.

게다가 이 작품이 처음 출간된 것이 1982년(국내 번역 1990년)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이 책의 역사성과 중요성은 몇 배가 된 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이 책이 재출간되었다.

이 책 『고조선 연구』를 읽고 싶어 애타게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던 독자들에게 이 책의 출간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 할을 해줄 것이다.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은 소수에 불과한 러시아인 한국 고대사 연구자 중 한 명이었다. 부틴은 중앙아시아에서 고려인들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고, 후에 경제학과 역사 연구자로 평생을 바쳤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부틴은 경제학자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그는 중년에 한국고대사 연구에 천착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고조선에 대한 연구였다.

부틴이 고조선 연구를 진행하던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 당시에는 러시아 뿐만이 아니라 서구학계 전체에서도 한국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한국사 연구를 하기로 한 그의 결심과 이후 이루어낸 그의 성과들은 학계의 높은 평가와 더불어 모든 한국인들의 호평을 받아 마땅하다 하겠다.

안타까운 것은 그의 대표작인 고조선 연구(1982)가 한국어판 초판이 발행된 이후 곧 절판되어 지금은 몇 몇 대학도서관에만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후 많은 독자들이 부틴의 저작이 다시 출판되기를 고대했고, 이에 아이네아스 출판사는 원작의 번역자였던 이병두 선생과 연락하여 부틴의 이 훌륭한 저작을 다시 출판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책 『고조선 연구』를 출간하기 위해 몇 달 동안의 교정과 교열작업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본문을 다시 복원하는 작업은 물론 고유명사의 중국식 발음을 한국식 발음으로 교정하는 작업도 병행하였음을 밝혀둔다. 이는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여주기 위한 의도였다.

이제 아이네아스 출판은 이 책을 찾아 헤매며 재출간을 기다렸던 독자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부디 모든 분들이 부틴의 학문적 열정의 소산을 즐겨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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