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에 한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저자 인터뷰

[한국강사신문 기성준 기자] ‘기적작가’의 72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팔순에 한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을 집필한 박재명 작가를 만났다. 국어교사의 삶을 살아가던 박재명 작가는 정년을 10년 남겨놓고 건강검진에서 암을 발견했다. 암수술로 인해 10년의 정년을 조기 퇴직하였다. 암수술을 통해 상실감이 찾아왔으나, 노인 복지관에서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을 만났다.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 암수술 때문에 찾아온 상실감을 극복하고 인생의 가치를 찾게 되었다. 그야말로 한국의 헬렌켈러와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암을 극복하고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팔순에 한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에 담았다.

Q. 안녕하세요? 박재명 작가님, 먼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팔순에 한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의 저자 박재명입니다. 오랫동안 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다가 5년 전부터 노인 복지관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Q. 『팔순에 한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맹인 노인 학습자들의 한글 수업을 맡으면서, 그분들이 늦은 나이에 한글을 깨치고는 삶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보게 됩니다. 노인 학습자들이 5년 동안 쓴 자신들의 문학작품을 통해 드러난, 소외된 자로서의 아픔, 눈을 뜬 기쁨, 그리고 존중받고 공감 받음으로써 상처가 치유되고 회복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이 책은 아직도 어둠 속에 계시는 문맹자분들이 빨리 빛 가운데로 나오시기를 바라고, 또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실 제자들의 굴곡진 삶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희망하며 집필하였습니다. 혹시 현대 우리 사회가 과거 노인 학습자분들이 당했던 것처럼 누군가를, 혹은 어떤 집단을 박해하거나 차별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두려움이 일어나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Q 박재명 작가님이 복지관 어르신들 한글 수업을 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건강 검진에서 암이 발견되자 정년을 10년을 남겨놓고 조기 퇴직을 하였습니다. 수술 후 건강이 회복되자. 무료하고 상실감과 자기 무가치감에 빠져 마음잡기가 힘들었습니다. 국어교사와 전문상담교사로서의 역량을 살려 봉사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하고 찾다가 교회에서 지인과 함께 ‘어머니 교실’을 열어 한글 수업을 1년 조금 넘게 하였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노인 복지관 문자미해득자를 위한 성인 문해교육을 맡게 되었습니다.

Q 한글을 전혀 모르시던 분들이 시도 쓰고,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많이 감동적일 것 같아요. 어른들의 변화모습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물론 시도 쓰고, 글도 쓰고 하시는데요, 가장 크고 놀라운 변화는 수치심에서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번에 책속에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당당히 밝히고 자필의 시화를 넣기를 원하시는 것, 자신감 향상의 증거입니다. 그리고 강의실 앞에 카페가 있는데, 전에는 손님들에게 한글반 학생임이 밝혀질까봐 나가기가 두렵다고 하시던 분들이, 이제 자신들이 먼저 한글반 학생임을 밝히고 “우리 선생님 좋아하시는 아메리카노 주세요.”라고 주문을 하곤 합니다.

Q. 『팔순에 한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 속에 어르신들 손글씨와 그림까지도 담겼어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책 속에 작품들 소개해 주신다면?

연초에 이 글을 쓸 때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보다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하면서 깨닫게 된 것, 저 자신이 변한 것을 주로 썼습니다. 그러면서 간간히 어르신들의 작품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이름은 가명으로 했습니다. 출판을 앞두고 작품 싣는 것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뜻밖에도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본명 쓰기를 원하시고 자신의 글이 알려지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자 출판사에서 자필시를 원하였고, 그래서 그동안 학생들이 써왔던 시화를 그림 부분은 없애고 글자부분만 인쇄하기로 하고, 액자 속에 있던 것, 전시 중에 있던 것들을 모아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너무 순박하고 아름다운 그림에 감탄한 출판사측에서 시화 전체를 싣자고 했습니다. 덕분에 저의 이야기보다 학생들의 시가 더 중요 관심거리가 되고, 제 글은 군더더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웃음) 그러나 너무나 아름다운 책으로 나오게 되어 기쁩니다. 어르신들이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보시면, 위 작품은 표지에 나와 있는 것입니다. 일기의 한 부분을 시로 바꾸어 표현하여, 부산 시장상을 수상했던 작품입니다. 팔순의 나이에 공부하는 즐거움이 참 잘 표현되어 있는, 미소를 짓게 하는 순박한 시화입니다.

이 글의 제목에 가장 적합하여, 표지에 선정되었습니다. 돌아가신 남편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젊을 때 까막눈이라 편지 한 장 못하고 할미꽃이 된 지금에사 돌아가신 남편에게 보내는 늦은 편지입니다. 얼마나 정성스레 할미꽃을 그렸는지.

하늘나라에 보내는 편지라서 태극 마크가 그려진 비행기로 접었습니다. 전국 시화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여러 작품 중 하나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관계가 회복되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겸손을 배우고 감사를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못난 자신과 화해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이 위로가 되고 도전이 되기를 바라며 기쁨과 희망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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