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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도영태 칼럼니스트] 불과 몇 년 전 까지는 ‘한 우물을 파라’, ‘팔방미인은 굶어죽는다’, ‘외골수 인생’이라는 표현이 통용됐다. 요즘은 옆의 우물도 파야하고 남의 우물도 살펴야 한다. 무엇이든 한가지에만 올인하는 것은 옛날 방식이다.

투자도 한 분야에 몰빵으로 올인했다가는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인간관계도 어느 한사람에게만 매달렸다가 잘못되면 상처와 고통이 더 크다. 분산투자와 폭넓은 관계로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고 충격을 완화시켜야 한다.

한 가지에 올인하면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가질지 모르지만 뒤집어 말하면 그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뜻이다. 그 하나가 변하거나 사양길에 접어들었을 때에는 그야말로 막막한 상황이 된다. 현대 용어로 ‘와해성 기술’이 되어버린다.

MP3가 등장하면서 아날로그 음원기술은 와해되었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피쳐폰의 핵심기술이 와해된 경우이다. 우리나라 S그룹이 그래도 굳건하게 경제의 버팀목이 된 것도 한가지에만 올인하지 않고 원재료부터 다양한 완성제품에 이르기까지의 폭넓은 포트폴리오 사업영역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쪽 사업에서 부진하면 다른 사업부가 메꿔 주는 그런 방식이 전체적으로 꾸준한 안정에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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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다니는 M부장은 회사에서 15년간 전산실에서 근무를 했다. 회사의 컴퓨터 시스템이 확장되면서 전산실 업무비중이 커져 쾌속 승진하여 전산실장이 되었지만 지금은 애매모호한 위치가 되었다. 차츰 전산업무가 자체 인력보다는 전문업체에 아웃소싱을 하는 추세로 변모함에 따라 전산실장의 입지가 줄어들었고 체계적으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배가 그 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고려하여 옮겨줄 자리를 찾았지만 나이도 나이이고 그 직급에서 마땅히 옮길 곳이 없어 서로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는 전산실 관리 업무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이다.

제일 불쌍한 사람은 특별히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 ‘한 가지만 잘하고 나머지는 못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멀티플레이어가 사랑받는다.

가수가 노래도 잘하고 쇼프로 진행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면 바쁜 스케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축구선수도 공격수든 미드필더든 어느 포지션에서든 다양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가 등용의 기회가 더 많다. 일도 잘하면서 회식자리에서 잘 놀고 분위기를 잡는다면 상사들은 그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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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카멜레온과도 같은 팔방미인을 좋아한다. 그러나 팔방미인이면서 어느 한쪽은 더 자신 있어야 한다. 진정 호감 있는 얼굴은 예쁘면서 미소가 특별히 인상적이라야 하는 것처럼. 음식점 가서 “아줌마 여기 뭐 맛있어요?”라고 물었을 때 “다 맛있어요”라고 하면 매력이 없는 음식점이다. “다 맛있는데 해장국이 제일 맛있으니 먹어봐요”라고 해야 개성 있는 팔방미인과 같은 음식점이다.

두루 두루 잘하면서 유독 한 가지를 더 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자. 이른바 ‘T’자형 인간이라고 한다. ‘T’의 윗부분 ‘ㅡ’ 은 가루지기처럼 넓음을 추구하는 부분이요, 아래 부분 ‘I’는 전문성을 추구하는 특화된 부분이다. 인사업무 중에서 인사제도, 인력선발, 인력개발, 인사평가 등을 두루 거치며 인사제도에 정통하다면 바로 이것이 시대가 원하는 인재이다.

오직 한가지에만 매달리는 것은 현대판 승부사가 아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라는 투자의 기본은 불변의 진리임을 잊지 말자.

도영태 칼럼니스트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교육전문기관 ‘아하러닝연구소’ 대표(소장)로 재직 중에 있으며, 사단법인 한국강사협회 기획력분과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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