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호의 세렌디피티 - '철학' 두 번째 이야기

[한국강사신문 박대호 기자] 미 항공 우주국 NASA에서 일을 하는 청소부에게 어느 한 기자가 물었다. “선생님은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청소를 하는 청소부에게 과연 무슨 답변을 듣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단 청소를 하는 분의 대답은 아니었다.

“나는 지금 우주에 공항을 건설하는 매우 중요한 일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단순히 청소를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사람과, 자신의 일이 우주 공항을 건설하는 매우 중요한 일임을 자각하고 일을 하는 사람의 손길은 다를 것이다.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한근태 소장은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일의 시작은 그 일을 재정의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떻게 재정의 하느냐에 따라 그 일이 나에게 주는 의미와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격차를 넘어 초격차를 만들어낸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중심에 5평의 사랑방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 남성정장과 전투셔츠라는 남성의류 맞춤전문 매장 MDRT를 운영하고 있는 서장혁 대표다. 그는 자기가 하고 있는 패션업을 정의한다.

"패션은 눈에 보이는 향기다!"

서장혁 대표는 그와 만나는 사람에게 패션으로 향기를 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패션으로 자신의 향기를 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그곳에 가면 매장 앞에 늘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모두들 자신의 향기와 타인의 향기에 취해 있는 듯하다. 그 취함에는 행복함이 가득 묻어나 보인다.

보험업계에서 성과의 Top을 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MDRT에 가입이 된다. ‘백만 달러 원탁회의’ 라고 하는 MDRT는 그들의 꿈이고, 목표이다. 맞춤정장 매장의 이름이 왜 MDRT인지 궁금했다. 서장혁 대표는 MDRT라는 이름을 통해서 자신과 자신의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정확한 목표의식을 각인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Round’ 둥그렇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생각이 깃들여 있었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을 꽤 오랜 시간 지켜봤다. 그들의 목표의식은 뚜렷했다. 하고자 하는 의욕도 불타올랐다. 호탕하게 대화를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회사의 이름과 대표의 철학이 그대로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좋은 브랜딩마케팅 사례다.

25년 패션업을 고수하고 있는 그에게 패션을 한 단어로 정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패션을 한 단어로 이야기 하자면, ‘기운’이다!”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자신과 타인에게 주는 기운이 달라진다고 한다. 옷이 조금 불편하거나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를 상상하라. 자신의 체형에 딱 맞고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옷을 입었을 때를 상상해보자! 나와 타인에게 주는 에너지가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서장혁 대표의 패션에 대한 정의가 다시 한 번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었다. 패션은 단순히 입는 옷의 경계를 넘어, 기운을 불러일으킴이 확실한 분야다.

이런 멋진 정의를 내리시는 본인은 과연 어떤 옷으로 비유될 수 있을까? 나름 상상을 하고 물어봤다. 맞춤정장을 하는 곳이라 꽤 멋진 슈트라고 이야기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의 대답은 또 나를 한번 당황케 만들었다.

“나를 옷으로 비유하자면 나는 ‘한복’이다.”

곡선과 직선의 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한복이라고 한다. 그 속에서 유연함과 강직성을 함께 갖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을 한복이라고 말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는 과연 무슨 옷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사색에 잠시 빠졌다.

25년 남성의류 일을 하면서 겪은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의류 원단 일을 하고 있을 때, 자신보다 6살 어린 MD와 그 회사 모든 직원들이 보는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적이 있다고 한다. 소통의 부재에서 온 오해가 회사에 손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서장혁 대표는 무릎을 꿇더라도, 지키고 싶은 것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진실’이었다.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가 아니다. 자신의 진심을 알아달라는 하나의 부탁이었다. 결국 그의 진심은 통했고,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를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25년의 기억 속에 그에게 가장 각인된 경험이며, 자신을 가장 단단하게 만들어 준 하나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전에서나 볼 수 있는, 폐부를 찌르는 한 문장으로 삶을 일축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

100년 된 느티나무를 마주하고 있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맛보며 마지막 인터뷰 질문을 던졌다. 지금 자신의 모습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졌다. 그의 대답은 항상 1초의 머무름도 허용치 않았다. 그것은 매일, 매 순간 그것을 생각하고 있음에서 나오는 그의 신념이었고, 그의 정신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영향을 준 사람을 ‘미켈란젤로’와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의 거칠고, 투박하고, 튀어나온 부분을 하나하나 다듬어주고 그 안에 풍요로운 정신을 담아주었다고 한다. 바로 ‘이영석 대표’다.

5평의 사랑방 앞에서 나누는 흔하디흔한 일상의 대화에서 서장혁 대표는 큰 깨달음을 발견하고 있었다. 이제 그는 패션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향기를 전하는 사람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향기를 내뿜도록 도와주는 일도 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향기를 내뿜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MDRT 서장혁 대표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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