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이 책 『참모로 산다는 것(매경출판, 2019)』은 조선시대 전문가 신병주 교수가 왕을 도와 조선을 이끌어간 참모를 중심으로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본 조선의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2017년에 출간한 『왕으로 산다는 것(매경출판, 2017)』에서 왕을 중심으로 조선의 역사를 살폈다면 이번 책에서는 조선시대 굵직했던 사건을 중심으로 총 7개의 파트로 나누어 대표적인 40명의 참모를 다루었다.

조선시대의 왕은 절대적인 권력을 누리기보다 참모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국정을 운영해왔다. 조선시대 참모들은 최측근에서 왕을 보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철저히 견제하기도 했다. 저자가 이 책 『참모로 산다는 것』에서 소개하는 40명의 참모들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상황에서 정치적, 학문적 능력을 발휘하거나 국난을 극복한 인물이 대부분이지만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결과적으로는 국정 농단의 주역이 된 참모들까지 만나볼 수 있다.

제1부는 ‘새 왕조를 설계하다’이다. 건국의 최대 공로자였지만 신권 중심주의를 주장하다 결국 제거되는 운명의 정도전, 이방원이 왕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한 하륜, 세종과 함께 태평의 시대를 이끌었던 황희, 신분을 넘어 과학 조선을 이끈 장영실, 죽음으로 단종을 지키고자 한 사육신 성삼문, 성삼문과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역사에 변절자로 남았지만 누구보다 유능했던 관료 신숙주를 다루었다.

제2부는 ‘국가의 기틀을 다지다’이다. 조선 초기 최고의 문장가이자 관중과 포숙의 관계였던 서거정과 강희맹을 참모이자 문장가의 관점에서 살폈고, 간신, 칠삭둥이 등 부정적인 측면과 함께 세조를 보좌하는 노련한 정치가의 면모를 보인 한명회, 피비린내 나는 무오사화의 발단이 된 '조의제문'을 쓴 사림파의 영수 김종직과 그의 제자 김일손, 『악학궤범』을 편찬한 대표적인 예술 분야의 참모 성현을 다루었다.

제3부는 ‘폭군의 실정에 흔들리다’이다. 실록에도 여러 번 등장하는 연산군의 마음을 뒤흔든 시세 참모 장녹수, 폭정에 기름을 부은 간신 임사홍과 '대은암' 속 익살스러운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중종의 간신으로 기억되는 남곤, 중종의 절대적인 총애를 받다가 ‘주초지왕’의 역모 혐의를 쓰고 나락으로 떨어진 조광조, 호남 사림의 자존심 김인후와 이황과 함께 영남학파의 양대산맥으로 활약한 조식을 다루었다.

제4부는 ‘임진왜란, 조선의 위기를 겪다’이다. 동인과 서인의 당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던 ‘십만양병설’에 대한 다양한 기록을 중심으로 선조 시대 최고의 참모 이이를 살폈고, 선조와 애증의 관계, 가사문학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긴 정철. 문신이자 돌격적인 의병장 조헌, 일본 장수 ‘사야가’에서 조선의 충신이 된 김충선, 7년에 걸친 임진왜란 과정을 『징비록』으로 남긴 유성룡을 다루었다.

제5부는 ‘광해군의 그림자 속 참모들’이다.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을 유지했던 뛰어난 외교 참모 ‘오성과 한음’의 이덕형, 그 개혁적인 성향으로 실록에 매우 부정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홍길동전』의 허균, 인조반정 이후 사라진 북인 세력의 중심 광해군의 남자 정인홍, 상궁의 신분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한 광해군의 참모 김개시, 조선의 관료로서 최고위 직책인 영의정을 여섯 번 지낸 이원익을 다루었다.

제6부는 ‘명분과 실리 사이, 인조반정’이다. 광해군의 폭정에 반정을 일으켜 왕의 자리에 오른 인조를 중심으로 명과 청의 갈등 속에서 조선이 처한 상황과 병자호란의 과정과 극복을 다루었다.

제7부는 ‘왕권이냐, 신권이냐? 당쟁과 갈등’이다. 서인과 남인이 치열하게 대립하던 숙종시대 정치공작의 달인 김석주. 독특한 글씨풍으로도 알려져 있는 소신과 원칙의 학자 허목, 정치와 사상의 중심이자 신권의 핵심이었지만 숙종에게 사약을 받은 송시열. 현실적인 정치가이자 『구수략』을 쓴 조선시대 최고의 수학자 최석정. 개혁정치를 추구하던 정조의 참모이자 실학자로 이름을 남긴 정약용 등을 다루었다.

이 책 『참모로 산다는 것』은 역사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는 물론 조선을 공부해야 하는 목적을 가진 학생들에게도 쉽고 재미있고 정확하게 조선의 역사를 한눈에 알려주는 유용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참모로 산다는 것』의 저자 신병주 교수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였다(석사, 박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전공하고 있으며 역사를 쉽게 전달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BS 1 TV에서 ‘역사저널 그날’을, KBS 1 라디오에서 ‘글로벌 한국사 그날 세계는’을 진행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연산군과 광해군 편에 출연한 바 있다.

현재 KBS 1 라디오 ‘신병주의 역사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재재단 이사, 문화재청 궁능활용 심의위원, 외교부 의전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왕으로 산다는 것』, 『조선산책』, 『조선 후기를 움직인 사건들』, 『조선평전』, 『규장각에서 찾은 조선의 명품들』, 『조선 중·후기 지성사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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