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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효석 칼럼니스트] 말을 할 때는 먼저 결론을 이야기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이것을 연역적 화법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앞에서 결론부터 들었을 때 뒤에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해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앞에서 할 말을 다 하라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말을 다 해버리면 더 이상 궁금할 게 없어 식상해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역적으로 말하는 기법을 배워야 한다. 첫 마디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정보를 기술적으로 공개하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① “사랑은 기쁨입니다.”

② “사랑은 귤껍질입니다.”

위에 두 말 중에 어떤 말에 더 호기심이 생기는가? ①은 수많은 사람들이 표현했던 것을 그대로 읊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②는 이제까지 누구도 표현하지 않았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①은 ‘빤한 소리 아니야?’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지만, ②는 ‘왜 귤껍질이라 하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때 궁금증을 풀어주는 해답을 바로 제시하면 ‘아, 그렇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그 말을 오랫동안 가슴에 여운을 남겨 준다. 예를 든다면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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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귤껍질입니다. 사랑이 왜 귤껍질인 줄 아십니까? 귤을 먹을 때 껍질보다는 알맹이를 드시죠? 하지만 비타민C는 껍질에 더 많습니다. 귤의 알맹이는 약으로 안 쓰이지만, 껍질은 약재로 쓰입니다. 우리는 정말 입안에서 달콤한 알맹이만 찾는 것이 아니라 그냥은 먹기 힘들지만 정성 들여 말리고 우려내고 끓여내면 더욱 가치를 빛내는 약재와 같은 진실한 사랑을 키워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사랑은 귤껍질입니다.”

이런 식으로 주제를 정해 놓고 “A는 B다"라는 식으로 자주 말을 만들어보는 연습을 하면 상대방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다. 먼저 궁금함을 유발하면서 귀를 기울이게 하고, 그렇게 말을 들으면 오랫동안 기억하게 된다.

“사랑은 기차입니다.”

중요한 것은 먼저 이렇게 말하고 상대방이 잠시 생각할 틈을 주는 것이다.

‘왜 기차라고 할까?’

이런 생각이 들게 하고 바로 뒷말을 이어서 고개를 끄떡이게 하는 것이다.

“기차에는 KTX와 무궁화호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해야 할까요? 저는 무궁화호 같은 사랑을 하겠습니다. KTX는 너무 빨라 경치도 못 보고, 의자도 너무 불편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하지만 무궁화호는 속도도 적당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바라보는 경치에 감탄도 할 수 있고, 중간중간 쉬어 가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카페도 있고 음악실도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궁화호 같은 사랑을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랑을 하시겠습니까? 사랑은 기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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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말은 서술어가 뒤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습관적으로 결론을 뒤에 말하는 귀납식 언어습관에 길들여져 있다. 옛날에는 생활 반경에 좁아서 거의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정으로 맺어져 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서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이 많았다. 한 마디 말을 하더라도 상대에게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말을 극히 아끼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귀납식 언어습관에 익숙해져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생활 반경이 넓어졌고, 정보량도 엄청 늘어났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수많은 정보 중에 나에게 맞는 것을 누구보다 빨리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의도적으로 더욱더 결론부터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듣는 이는 지루해서 “그래서 결론이 뭔데?”하는 경우가 많거나, 아예 귀를 닫고 다른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이렇게 지루한 감을 주면 뒤에서 아무리 좋은 정보를 준다 하더라도 상대는 먼저 지루하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중에 들은 말이라, 부정적인 대답을 할 확률이 높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자신의 말을 먼저 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앞에서 결론부터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상대는 끝까지 집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갖다 붙여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듣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말하는 이가 하고자 하는 말뜻과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려 서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말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연역적으로 나만의 정보를 공개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듣는 이의 귀를 열어 놓고,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할 수만 있다면 이미 내가 말하고자 하는 말의 목적은 거의 다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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