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대한축구협회(KFA)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축구국가대표팀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오늘 10일(목) 저녁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이어 북한 평양으로 건너가 15일 김일성 경기장에서 북한과 2차 예선 세 번째 경기를 가진다.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차 예선 첫 번째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둔 남자대표팀은 기세를 몰아 스리랑카와 북한까지 잡고 월드컵 진출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겠다는 각오다.

스리랑카와 북한은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에 비해 열세다. 스리랑카의 FIFA 랭킹은 202위, 북한은 113위다. 한국은 37위다. 하지만 FIFA 랭킹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변수는 분명하다. 방심과 낯선 환경은 벤투호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상대가 약팀? 방심은 절대 금물!”

29년 만에 열리는 남자대표팀의 평양 원정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려 있지만, 우선은 홈에서 스리랑카를 잡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 벤투 감독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 때부터 “우선 스리랑카전을 잘 치르는 게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내가 외국인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양에 간다는 사실은 우리 팀이 북한전을 치르는 데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부분도 아니다. 나와 우리 선수들은 스리랑카전을 먼저 치러야 한다. 그 다음이 북한전이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다가올 스리랑카전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 경기를 잘 치른 다음에 북한전을 차분히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벤투 감독, 7일 파주 NFC에서)

주장 손흥민(토트넘홋스퍼)도 벤투 감독과 같은 얘기를 했다. 그는 모두의 관심이 북한전에만 쏠려 있는 걸 경계했다. 우선은 스리랑카전을 잘 대비해야 한다는 걸 분명히 했다. 손흥민은 7일 소집 직후 파주 NFC에서 “다들 지금 북한전에만 너무 집중한다. 한편으로는 걱정된다. 우리는 북한하고만 경기하는 게 아니다. 우선 홈에서 열리는 스리랑카전을 잘 치르고 북한전을 걱정해도 늦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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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과 손흥민의 말은 곧 방심을 경계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흔히 약팀과 상대할 때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패착이 바로 방심이다. 벤투호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손흥민은 스리랑카가 조 최약체라는 지적에 대해 “축구에 최약체는 없다”면서 “항상 강팀도 약팀에 질 수 있다. 나는 그 팀을 존중한다. 상대도 여기까지 와서 좋은 경기력과 정신력으로 나올 것이기에 우리도 그 이상으로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밀집 수비를 타파하라!”

스리랑카전과 북한전 승리의 열쇠는 밀집수비 타파다. 이 두 경기는 상대가 라인을 내려 밀집수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공격 2선의 기동력으로 중심으로 밀집수비를 해체시켜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 같은 역할은 남태희(알 사드)를 비롯한 미드필더진이 해내야 한다.

특히 남태희를 향한 기대가 크다. 그는 지난해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며 올해 초에 열린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못하고 재활에만 매진해왔다. 최근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며 스리랑카-북한 2연전을 앞두고 11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는데 성공했다.

벤투 감독은 “남태희의 경우 기존에 봤던 공격형 미드필더 외에도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다. 측면에서 시작해 프리롤을 줄 수 있다”면서 “남태희는 부상 전에도 우리 팀에 가져다줄 것이 많은 선수고, 기술적으로 뛰어나며 전술 이해도도 좋다. 다시 팀에 합류한 만큼 많은 걸 가져다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남태희도 “한국과 붙으면 상대가 수비적으로 많이 내려서 경기하기 때문에 우리 공격 선수들이 힘든 부분이 있지만 그건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부분이다. 준비를 잘해서 꼭 2연승을 얻겠다”고 다짐했다.

“북한전, 오로지 경기만 생각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북한 원정은 벤투 감독을 비롯한 남자대표팀 모든 선수가 처음 경험해보기에 어느 때보다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동을 포함한 현지 상세 일정이 아직 미정이고, 붉은악마를 비롯한 응원단의 원정 응원도 힘든 상황이다. 8만 북한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마주해야 한다. 게다가 김일성 경기장은 인조잔디다. 지난 2017년 4월 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평양 원정(2018 요르단 여자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을 떠올리면 분위기는 쉽게 짐작 가능하다.

모든 게 벤투호에게는 낯설다. 하지만 여러 외적 변수들은 차치하고 벤투호는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우선은 스리랑카전을 잘 치르고 북한전 필승 전략을 짜겠다는 계획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30일 소집명단 발표 당시 기자회견에서 “현재 이동뿐만 아니라 잔디 등 모든 변수에 대해서 행정파트에서 안을 마련하고 대응 중이다. 이동수단이나 현지적응도 포함된다”면서 “우선 스리랑카전을 잘 끝내고 북한전을 준비하면서 마련해놓은 안들 중에 어떤 안이 좋을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남태희는 “북한전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 북한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있을 것 같지만 잘 준비해서 가야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국가대표팀에 첫 발탁된 이재익(알 라이얀)도 “북한전은 인조잔디에서 뛰어야 하는데 잔디가 딱딱하고 부상 위험도 크기에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형들이 좋은 선수다 보니 충분히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경우 최근 유벤투스로 이적한 북한 공격수 한광성과의 맞대결로 주목받고 있지만, 특정 선수와의 맞대결 대신 경기 승리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특정 선수를 경계하는 것보다는 대표팀에서 북한을 처음 상대해보기에 그저 무조건 이기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좋은 경기를 해서 꼭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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