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재은 칼럼니스트] 아직 11월, 주위의 가을잎들의 고운 자태가 채 가시지 않았는데 겨울이 찾아왔다. 그러고 보니 겨울의 문턱이라는 입동이 지났으니 어쩌면 자연스러울 터. 이맘때쯤 겨울기운이 깃들면 한 해가 또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깝고 덧없음이 밀려온다. 그 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니 무난한 듯 하지만 아쉬움 투성이다.

50년이 훨씬 지난 삶을 살아오면서 빗물이 땅에 스며들 듯이 녹아드는 삶의 이치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세상은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보다 더 마음 깊이 다가오는 게 하나 더 있다면 인생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비빔밥이라는 것이다.

<사진=pixabay>

어느 날 그토록 기쁜 일이 생겨 어찌할 수 없는 즐거움을 맛보다가도 다음 날 참혹한 고통과 슬픔을 겪기도 하는 게 인생살이이다.

몇 해 전이다. 행복강의를 준비하다가 삶의 이치를 딱 맞는 하나의 식이 눈에 들어왔다.

삶에 사랑이 곁 드리면 행복(Life + Love = Happy) - ①

삶에서 사랑이 빠져나가면 슬픔(Life – Love = Sad) - ②

①과 ②식 연립방정식을 풀면 2 Life = Happy + Sad

Life = ½Happy + ½Sad 가 되어 삶이란 절반의 행복과 절반의 슬픔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생은 희로애락의 비빔밥이라는 말이 된다.

굳이 이렇게 설명하지 않아도 지난한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지만 수학적으로 풀어보니 훨씬 실감이 나면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삶은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예기치 않은 이런저런 일이며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의 기복이 여기에 한몫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삶 속에서 어찌 삶에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을 수 있을까. 한 성인이 말씀하시길 인생은 고해(苦海)라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것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재미있고 새로운 길이 열린다.

만일 세상에 기쁘고 즐거운 일만 계속된다면 어찌 될까. 교만하고 우쭐대는 마음, 탐욕이 커져 더 큰 고통에 빠질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화가 나는 일과 슬픈 일이 함께 하니 인생에 긴장감이 생기고 사는 맛이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진=pixabay>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생은 초콜릿상자와 같은 거야. 네가 무엇을 고를지 아무도 모른단다.”

인생이라는 상자 안에는 희로애락의 구슬이 섞여 들어있다. 내가 어떤 구슬을 잡느냐에 따라 내 삶이 결정되는 것이라는 것. 이것이 진정 우리 모두의 삶의 진실이라는 것이다.

아직 한 해 중 한 달도 더 남았다. 인디언 아라파호족은 11월을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 희로애락의 비빔밥의 인생, 다시 희망의 기운을 부여잡고 그대로의 인생을 즐겨보면 좋겠다.

※ 출처 : 교차로 신문 ‘아름다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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