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의 <식당의 정석 : 온리원이 넘버원이다>

<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이경태 칼럼니스트] 하긴 얼마나 진상 짓을 하는 손님들이 많으면 그럴까 싶다. 필자의 회원 식당에게 간간이 듣는 말 중에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참 많은 것을 보면, 세상은 분명 요지경인 듯 싶다. 어른 둘에 아이들 셋을 데려와서는 딸랑 2인분을 시켜먹는 건 애교다. 어른 여섯이 와서 테이블 2개를 차지하고는 배가 부르니 아구찜 中자 하나를 반 나눠서 두 상으로 달라는 거다. 大자도 아니고 中자를 반 갈라달란다. 小자 두 개를 시키는 것보다 그게 계산상 싸기 때문일 거다.

어쩔 수 없다. 손님은 그렇게 길들여졌다. 그게 옳은 소비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런 게 눈꼴사납다면 식당은 할 수 없다. 그냥 영원히 손님으로 사는 것이 낫다. 엄마 혼자서 아이 둘을 데리고 와서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1인분을 시켜 나눠먹는다면, 그냥 애들이 정말 배 부르구나 라고 생각해 버리자. 어른 4명 덩치가 와서 아구찜 小자를 달라고 한다면 “3차로 여기까지 와주셔서 고마워요.” 이렇게 응대하자. 진짜 그들이 부른 배를 안고 그래도 허전해서 3차로 우리 아구찜을 먹기 위해서 온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진=해오름달 블로그>

중요한 것은 한 테이블을 넘겨 쓰지 않는다는 거다. 아는 사람 네 명이 둘씩 짝을 지어 테이블 두 개를 차지하고 총 4인분을 먹는다면 뚜껑 열리는 일이다. 그것도 한참 바쁜 점심시간이라면! 그러니 인원수대로 시켜도 이런 일이 생기면 외려 피해는 식당이 입기 때문에 5명이 한 테이블에서 먹는다면 2인분을 시키던, 3인분을 시키던 눈에서 레이저를 굳이 발사하지 않아도 좋다. 적게 시키고 반찬 많이 먹는다고 타박할 거 없다. 둘이서 반찬 서너 번도 불사하지 않던가? 그런거 밉고, 저런거 속 아프면 식당은 다른 이에게 넘기고 집으로 가자. 그 꼴도 안보고 남의 돈 먹는 일은 절대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부터는 1인 1식입니다’라고 메뉴판에 붙인다고 매출이 확 뛰고, 손님이 증가할 리 없다. 김치찌개 4인분을 시켰을 때 ‘이게 정말 4인분 양인가? 3인분에 육수만 더 부은 거 아닌가?’ 이런 상황은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래서 손님은 1인분을 덜 주문해야 손해 보지 않는 장사(?)라고 경험되었는지도 모른다. 손님이 원하는 바, 바로 그 1인 1식을 깨면 오히려 손님이 더 증가한다.

천안에 ‘홍굴이짬뽕’이 있다. 이 집은 ‘면 많이’ ‘국물 많이’ ‘홍합 많이’가 가능한데, 어느 날 부모와 아이 하나가 와서는 짬뽕 두 그릇을 시켜서 엄마는 ‘면 많이’, 아빠는 ‘홍합 많이’ 달라고 해서 빈 그룻에 엄마는 면을, 아빠는 홍합을 덜어서 아이가 먹을 짬뽕 한 그릇을 만들어주더라고 했다. 절묘한 묘안에 점주는 그저 감탄만 했다며 웃었다. 어쩌겠는가? 손님이 작정하고 그리 먹겠다면 그렇게 되는 것을. 테이블만 하나에서 먹는다면, 1인 1식은 앞으로 절대 따르지 말아야 할 과거의 유물일지 모른다.

<사진=천그루숲>

이경태 칼럼니스트는 맛있는 창업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 최高는 아니지만 최古의 경험이 있습니다!” 20년 전 <신동엽의 신장개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식당 컨설턴트의 꿈을 꿨던 한 청년이 있다. 그리고 ‘온리원이 넘버원’이라는 믿음으로 18년을 버텨냈다. 이제 최고(最高)는 아니지만 최고(最古)의 경험을 가진 컨설턴트가 되었다. 국내 캐주얼 초밥 시장을 현재처럼 풍성하도록 만들어낸 장본인이고, 식당에서 피자를 서비스로 주는 컨셉을 최초로 만들어 프랜차이즈 본사들마저 따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살아남는 식당은 1%가 강하다>, <식당의 정석>, <평생직장 식당>, <장사,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 <철저하게 장사꾼으로 살아라>, <거꾸로 보는 프랜차이즈> 등 12권의 식당 창업·경영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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