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기성준 기자]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의 저자 우수진은 자기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 책에 적은 모든 글에 내가 있다. 매일 매일이 환상적인 날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인간은 착하게 태어나지도, 나쁘게 태어나지도 않는다. 다만, 부정적일 뿐이다. 인간은 실패를 기억한다. 좋았던 일조차 상실감과 아쉬움, 현재의 결핍을 떠올리게 만든다. 어떨 때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때로는 불리하게 기억을 조작한다. 나는 가장 보통의 그런 인간이다."

저자는 34살의 나이로 대학교 철학과에 편입했다. 동양철학을 접하고 인생과 인간존재에 대해서 눈이 뜨이는 사상을 접하게 되었다. 가장 가슴을 때린 인간이 스스로 확실하게 보고, 듣고, 경험했다고 하는 모든 것이 허상이라는 것.

‘나는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우수진 작가는 일상적인 언어로 자신의 시선을 가감 없이 풀어낸다. 나를 없애버리고 싶게 하는 사건은 짧은 순간에서 비롯된다. 누군가의 말, 누군가의 시선 같은 찰나의 순간 말이다. 그런 순간에는 즉각적으로 문제가 무엇인지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상처는 가슴에 아로새겨진다. 그럴 때는 말문이 막혀 찰나적으로 설명할 기회조차 놓쳐버린다.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의 저자는 순간의 생각을 붙들어, 그것을 써낸다.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쫓아가다 보면, 독자는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한 가지 핵심으로 치닫게 된다. ‘인간은 순간의 느낌에 집착하면서 피로와 권태를 견디며 산다. 인간은 자신의 감각과 선입견으로, 특정한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재편집하고 재구성한다. 인간은 부정확한 정신세계를 가진 존재다.’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그런 인간의 전형인지 솔직하고 꾸밈없이 드러낸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늘 자기 확신이 부족하고, 뭘 하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하는 존재다. 모두들 자기를 의심하고 인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다면, 그런 자신의 어두운 면부터 인정하고 가야 한다. 그렇다면 자기 의심은 숨 쉬듯 보통의 일이 된다. 이로써 우리는 자신에게 들이댄 엄격한 세상의 잣대를 벗어 던지고 가벼워질 수 있다.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는 단숨에 책의 끝까지 이끌려 가며, 저자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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