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김재은 칼럼니스트] 일상의 삶속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뭘 먹고 사세요? 아니 어떻게 먹고 사세요? 아마도 나를 걱정하고 염려해서 이런 질문을 하는 거라 생각하니 참 고맙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밥,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나는 웃으면서 이렇게 답한다. 언뜻 보면 유머러스한 말장난 같지만 나는 제법 생각을 해서 하는 답변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진=pixabay>

톨스토이는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걱정과 보살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는 사랑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누군가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톨스톨이와 비슷한 답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서는 ‘밥으로 돈으로’ 산다고 이야기할 준비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밀려오니 어쩔 것인가. 먹고 사는 문제, 즉 밥줄은 어쩌면 인류의 영원한 과제이고 너무나 중요한 것임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오로지 밥, 밥, 돈, 돈 하면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살짝 태클을 걸고 싶은 것이다.

배가 고팠던 시절, 귀가 따갑도록 들은 ‘그것을 하면 밥이 나오니 쌀이 나오니 아니 돈이 생기니?’ 하는 질문이 아직도 유효한지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다.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은 그대로 본능일 것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고, 동물은 어딘 가로부터 에너지를 가져와야 한다. 그런데 한 존재가 세상에 와서 오로지 생명활동만 하다가 생을 마치기에는 ‘이건 아닌 듯’ 싶다.

<사진=pixabay>

더구나 그 밥줄이 ‘생명활동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탐하는 과잉소유라면 이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 어쨌거나 생각을 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가는 게 사람들이기에 그 밥줄에 뭔가 다른 것들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지금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될 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이유로 아니 때론 바로 가지고 있는 그 돈 때문에 관계가 안 좋아지고 갈등과 불화를 겪는 일이 적지 않으니 어인 일인가.

더구나 일정 정도 소득 이상에서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다는 통계 결과도 있는 것을 보면 뭔가 다른 ‘새로운 삶’이 필요한 것 같다. 세상에는 돈과 물질 말고도 삶에 재미와 의미를 톡톡하게 주는 것들, 기웃거려 볼만한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밥줄에 ‘놀 줄’, ‘줄(나눌) 줄’을 흩뿌리면 삶의 즐거움이 배가 될지도 모른다. 밥줄만의 편식대신에 인생의 다른 맛을 즐겨본다는 것, 이거 살아있는 동안 꼭 해 볼만한 것이 아닐까.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뭘 먹고 사세요?라는 답을 구하는 질문대신 ‘우리 요것 한 번 해보고 이렇게 한 번 살아보면 어떨까요? 라는 제안형 질문은 어떨까. ​스스로에게도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 출처 : 교차로 신문 ‘아름다운 사회’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