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자동차가 고장 나면 카센터에 가고, 몸에 상처가 나면 병원을 간다. 그런데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가끔 ‘내가 누구인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이어지고 오늘과 같은 내일의 계속됨에 삶의 목표도, 변화의 동력도 시들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인문학을 찾는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과거 우리의 아버지들도 그럴 때가 있었을 것이다.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도 그랬고 퇴계 이황, 율곡 이이도 그랬을 것이다. 송나라 주희도 그랬을 것이며 전국시대 맹자도 그랬을 것이다. 2,500년 전 춘추시대 공자도 그랬을 것이다.

변화무쌍한 춘추시대 공자와 현명한 제자들이 그 문제를 다루었고 『논어』로 기록을 남겼다. 송나라 철학자 주자도 그 문제를 다루었고 성리학으로 기록을 남겼다. 조선의 위대한 학자였던 퇴계와 율곡도 그 문제를 다루었고 많은 명저를 남겼다. 조선 후기 최고의 유학자 다산도 그 문제를 다루었고 500여 권의 기록을 남겼다. 지금 우리가 하는 삶의 고민을 공자, 맹자, 주자, 퇴계, 율곡, 추사, 다산이 이미 했다. 그리고 다양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것은 역사 속에서 고전이 되었고 인문학이 되었다.

『논어』의 목적은 군자(君子)와 리더다. 『논어』에 백 번 이상 등장하는 군자가 이를 증명한다. 공자 스스로가 만인의 사표가 되었다. 공자는 성과만을 위해 앞에서 쇼를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문질빈빈(文質彬彬)의 모범이었다. 겉과 속이 모두 충실한 조화로운 리더였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세상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변화시키려고 진심으로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공자는 제자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실천을 이끌어냈다. 공자는 그가 가고자 했던 목적지와 현실을 계속 튜닝하면서 그 간극을 좁히려고 제자들과 함께 무던히도 애를 썼다. 공자가 원했던 사회는 사랑과 질서가 넘치는 그런 나라였다. 힘들지만 학습과 행동과 변화를 통해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고, 평생 그 길을 목표로 했다.

공자는 정직했다. 위로는 왕에게, 아래로는 제자와 백성들에게 차이가 없었다. 공자가 보여준 군자상은 춘추전국시대 여타 변론가들이 보여준 그런 연기(演技) 같은 리더십이 아니었다. 공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타인을 도구로 쓰지 않았다. 그것을 ‘비전’이라는 말로 포장하지도 않았다. 사람들의 근본적인 믿음(信)을 얻지 못하면 그 모두가 모래성이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을 다스리거나 경영을 하려면 『논어』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삼성 창업자인 이병철 선대 회장은 그의 자서전인 『호암자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감명을 받은 책, 혹은 좌우에 두는 책을 들라면 서슴지 않고 『논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이 『논어』다. 나는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기술보다는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논어』는 구속하지 않는다. 어떤 어구를 읽든 마음 가는대로 생각하고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여 해석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같은 어구라도 지난달에 읽은 『논어』와 이번 달에 읽은 『논어』가 다르게 다가온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깊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참으로 간결한 어구에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논어』 한 줄이 인생이고, 『논어』 한 줄에 경영이 들어있다. 『논어』의 깊이가 어디까지인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논어』가 재미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들을 가로막는 벽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난다. 지금 여러 가지에 힘들다면 그것은 전진하고 있다는 증거일 뿐이다. 일이 힘겨울 때, 성장이 멈췄다고 생각될 때,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을 때는 『논어』가 답이다. 눈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벽의 궁(窮)함을 통(通)하게 하는 오래된 지혜를 얻고 싶다면 『논어』가 답이다.

처음부터 차례대로 『논어』를 읽을 필요도 없다. 필요할 때 필요한 페이지를 펼쳐 읽으면 된다. 궁금할 때 궁금한 페이지를 펼쳐 읽어보면 된다. 어디를 펼쳐보든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맛을 내는 『논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참고자료 :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한스미디어, 2016)』

 

최종엽 칼럼리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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