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창업한 이현우의 독서노트(17)

[한국강사신문 이현우 기자] 우리의 인생도 마지막은 죽음이라는 비극을 맞이하게 될 운명이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비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혹시 슬프거나 괴로운 일이 있는가? 괜찮다 당신이 매일 만나는 사람 모두가 비극적인 운명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렇다고 큰 위안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비극이라면 남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는 않고 위로해줄 용기가 생길 수도 있을지 모른다. 남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 본다면 세상이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황당하게 해석하자면 비극은 나쁘게 말하면 막장 스토리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막장 스토리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사진=pixabay>

<승자의 파멸 아가멤논>

아르고스의 왕인 아가멤논은 10년 동안의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해서 금의환향한다. 승리의 기쁨과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은 잠시였다. 집에 돌아온 날 자신의 아내에게 살해당한다. 가장 기쁘고 행복해야 할 순간에 죽음이라는 파멸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선물로 받게 된다.

그는 트로이로 가는 길에 승리를 위해서 자신의 딸(이피게네이아)을 제물로 바쳤기 때문이다. 아가멤논의 아내는 이에 분노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족까지 희생해가면서 성공이나 목표를 달리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무서운 경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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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파멸 시킨 왕 오이디푸스 왕>

태어났을 때 예언가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다'라는 말 때문에 버려져서 다른 사람에게 길러진다. 그는 커서 길을 가다가 사소한 시비로 노인(테바이의 왕)을 죽이고 테바이의 왕이 된다. 그리고 테바이 왕비(어머니)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산다. 이 모든 것을 알게 되자 왕비는 자살을 하고 자신은 두 눈을 찔러서 장님이 돼서 나라를 떠난다.

때로는 진실과 정의에 다가갈수록 자신이 파멸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왕의 행동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자신을 파멸 시키면서 진실과 정의를 지킬 자신이 있는가? 그런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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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억압에 굴하지 않은 안티고네>

테바이는 크레온이 왕이 된다. 권력 싸움으로 안티고네는 자신의 오빠를 잃었다. 왕은 장사를 지내지 못하도록 명령한다. 안티고네는 왕의 명령을 거역하고 오빠의 장사를 지낸다. 덕분에 왕의 미움을 사게 되고 그녀는 스스로 세상을 떠난다. 안티고네는 크레온의 아들(하이몬)의 약혼녀였다. 충격을 받은 하이몬은 아버지를 미워하며 사랑하는 여인의 곁으로 간다. 이에 절망한 하이몬의 어머니(크레온의 아내) 역시 아들을 따라간다.

안티고네의 행동은 우리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그대에게 소중한 것이 힘과 폭력 앞에서 무참히 짓밟혀도 지킬 수 있는 순수한 사랑과 용기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대의 인생은 아름다울 것이다. 나도 그런 소중한 것 하나쯤 가슴에 담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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