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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실망해서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 자신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 저자 우수진 작가 인터뷰

“자기에게 실망하고 있는 분들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 추천”

“이렇게 책을 쓴 작가도 사실 별 볼일 없네...나만 그런게 아니야...”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상가들도 사소한 일에 짜증내고 밤에 이불을 찼습니다...”

[한국강사신문 기성준 기자] ‘기적작가’의 79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를 집필한 우수진 작가이다. 우수진 작가는 오랫동안 성인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최근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불교사상을 통해 ‘너는 중생이니까 그렇게 살고 있다’라는 말에 감동이 되어 솔직하고 꾸밈없이 드러내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이다. 우수진 작가가 전하는 ‘있는 그대로’의 삶의 인터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우수진 작가님, 먼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의 저자 우수진입니다. 나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요? 하고 있는 일로 소개하자면 에세이작가, 철학과 3학년학생, 성인영어강사입니다. 나이나 태어난 곳으로 하면, 1986년 생으로 올해 34살이고 고향은 밀양입니다. 그리고 결혼을 한 지는 대략 5년 정도 되었어요. 아니면 성격을 말하자면, MBTI 성격검사에서 몇 년 전에는 ESTP를 받았는데, 최근에는 ENFP가 나왔어요. 저는 책 한 권을 온통 제 이야기로 채우고선, 제 소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Q. 최근 출간한 책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를 쓰신 계기와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를 쓴 계기는 정말 여러 가지입니다. 그 중에 하나만 말씀 드리자면, 저는 올 해 창원대학교 철학과에 편입했습니다. 34살의 나이로 다시 대학생이 되었어요. 나이 들어 대학에 다시 가는 건 무엇보다 철학에 대한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 그 이유였어요. 그리고 제 자신을 어떻게 하고 싶다는 열망 같은 것. 인간관계나 밥벌이에서 오는 피로와 권태를 견디면서 살아가는 나를 어떻게 구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편입한 첫 해 1학기에 ‘영상으로 보는 동아시아 사상’이라는 강지연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어요. 그 수업에서 우연하게 ‘영화 매트릭스와 불교사상’이라는 주제로 발표과제를 받게 되고, 그 발표를 준비하면서 불교사상에 감화되어 책을 쓰게 되었어요. 제가 불교사상에서 눈이 뜨인 부분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너는 중생이니까 그렇게 살고 있다.’ 입니다. 그래서 제가 얼마나 중생스러운지 솔직하고 꾸밈없이 드러내는 에세이를 썼어요.

Q. 이 책은 어떤 독자들에게 추천하시나요?

자기 확신이 부족하고, 뭘 하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드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나는 왜 이렇게 비관적이지.’ 이런 식으로 자기에게 실망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해요.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를 읽으면 이렇게 생각이 드실 거예요. ‘이렇게 책을 쓰고, 출판까지 한 작가도 사실은 별 볼일 없네. 나만 그런 거 아니네. 사람이 다들 그래.’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상가들도 일상생활에서는 사소한 일에 쉽게 짜증이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상대의 말에 제대로 받아 치지 못한 일로 밤에 이불을 찼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감각과 선입견으로, 특정한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재편집하고 재구성합니다. 인간은 부정확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불교사상을 접하고 과연 인간은 중생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라고 100명의 관객이 앉아있는 곳에서 제 책을 소개했습니다.

북토크가 다 끝나고 한 신사분께서 질문을 하셨어요. 인간은 밝고 긍정적이며 큰 대의를 이루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작가는 중생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는가? 정말 좋은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무교지만, 불교를 예를 들어 말하자면, 부처님 빼고 나머지는 다 중생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차를 몰아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에 차에 치여 죽은 강아지를 봤습니다. 너무나 가엽고 안타까운 마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얼른 시청에 전화를 해서 사체가 다시 다른 차로 훼손되지 않도록 해 주시라고 민원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햇빛에 딱딱하게 말라붙은 검은 형체를 보았죠. 고양인지 개인지 구분도 되지 않는 이미 마를 대로 마르고 훼손 될 대로 훼손되어 이제 자연에 가깝다라고 봐야 할. 저는 아무런 죄책감이나 가여움도 느끼지 않고 그 위를 밟고 지나갔습니다. 과연 불교에서 배운 대로 나는 내 눈에 보이는 대로 감정이라는 걸 불러내고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해외에서 배가 침몰해서 한국인 선원 여러 명이 동시에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뉴스로 처음 소식을 접하고, ‘아, 그렇구나.’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죽었다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지 걱정이 들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고, 세상살이에 시달리다 보니 감성은 다 메마르고, 내가 소시오패스가 된 거 아닌가 하는 괜한 불안과 걱정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많은 뇌 과학자들의 책도 연구했습니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의 뇌는 부정적이다.’ 조그만 위기도 큰 위기로 느껴야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종의 번식을 위해서는 일시적인 쾌락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인간이 단 한 번의 성적 만족감을 평생 생생하게 가져갈 수 있다면, 다시 성행위를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쾌락은 일시적으로 주어지고, 그것이 없이 지고 나며 다시 허무해지더라도, 인간은 그 허무함을 무시하고 쾌락을 쫓도록 시스템 되어있다고. 또, 지나간 좋았던 일조차도 지금 떠올리면서 ‘왜 지금은 그렇지 못한 가’에 대해서 아쉬움 내지 상실감을 느낀 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부처가 되겠다는 큰 뜻을 품고, 그 뜻을 이뤄내더라도 시작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현재로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 <기생충>을 보고 좋아하셨던 관객 분들은 제 책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Q. 자기 확신이 부족하고 걱정부터 하면서 정말 책 제목처럼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이겨낼 수 있는 작가님만의 비결이 있다면요?

아, 그럴 때는 저는 빨리 다른 생각으로 바꿔 치기를 합니다. 사람의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생각밖에 할 수 없습니다. 머릿속에 들어 찬 온갖 생각들은 언제 한번 주도권을 잡아서, 뇌의 의식에 떠오르려고 온갖 몸부림을 치고 있지요. 그래서 다른 자극이나 생각에게 먹이를 던져줍니다. 그러면 지금 내가 원하지도 않고, 내가 떠올려서 생각하고 있다고 보기도 힘든 이 자기의심이나 쓸데없는 걱정은 자연스럽게 물러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항상 이 방법이 잘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계속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나는 이 상황을 뇌가 과대포장하고, 위기라고 거짓정보를 주고 있다는 걸 안다.’

Q. 작가님이 영향을 받은 책이 있을 것 같아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직장인독서모임에 꾸준히 참여했어요. 한 3,4년은 다닌 것 같아요. 거기서 책을 선정하고 모임을 이끄는 리더역할도 맡은 적이 있어요. 모임 특성상 인문고전을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영향을 준 책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와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와 같은 이미 유명한 책입니다.

Q. 작가님이 영향을 받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내 인생에 크게 영향을 주는 인물이 있다.’ 같은 거창한 것은 없어요. 다만, 살면서 계속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젠더이슈로 본 사회’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한 말, 어떤 학생이 질문에 대답하면서 한 말, 우리 강아지가 산책을 하면서 하는 특이한 행동, 책에서 밑줄 그은 말 같은 것들입니다.

Q. 평소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글쎄요. 제가 학교에서 기간제교사로 일하다가 중간에 쉰 적이 있거든요. 뭐, 학원을 개원했다가 문을 닫으면서 몇 달 쉰 적도 있어요. 그러면 달력에 빨간 날이 별로 의미가 없어져요. 매일 매일이 휴일이고 매일 매일이 빨간 날이니까. 크게 보자면 매일 매일이 슬럼프인 것 같아요. 아침에 눈을 뜨면서 그 날이 너무 기대되고, 사는 게 너무 신명 나고, 오늘은 또 어떤 근사한 일이 일어날까 그런 마음은 전혀 들지 않거든요. 그래서 슬럼프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계속 가지고 살아가는 그런 거 같아요.

Q. 현재 YES24 한국에세이 분야 베스트 100위 안에 들었어요. 에세이 글을 쓰기 어렵지 않았나요?

정말이지 저는 어쩌다가 보니까 에세이 작가가 되었다고 말씀 드려야 하는 수준의 작가입니다. 그리고 에세이라는 장르가 시, 소설, 산문 같은 다른 어떤 문학들보다 가장 유연하고 융통성이 있다 보니 가능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에세이는 일상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하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마음껏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괜히 어려운 말을 늘어놓거나 누가 봐도 감탄할 만한 멋진 말을 굳이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쓸 수 있는 능력도 되지 못 하구요. 누구나 학교에서 한 번쯤은 배웠을 법한 시 유치환의 [깃발]에서처럼,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많은 뜻을 한 번에 응축하고 드러내야 하는 시적 언어와 에세이의 언어는 다르지요. 길을 걷다가, 운전을 하다가, 수업을 듣는 중에도 한 문장씩 툭툭 생각이 나면, 어디에라도 메모했어요.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놓기도 하고, 연습장을 꺼내서 볼펜으로 나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글씨체로 휘리릭 휘갈겨 놓았다가 집에 와서 글을 썼습니다.

Q.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작가로서 비전과 계획을 말하자면, 에세이를 쓰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어떻게 에세이를 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써 볼까 합니다. 그리고 지난 학기에 강지연 교수님의 ‘성과 사랑의 철학’을 너무 재미있게 들었고, 이번 학기에는 허은 교수님의 ‘젠더이슈로 본 사회’가 너무 재미있어서 두 수업을 결합해서 젠더수업에 대한 책을 한 번 써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냥 대한민국의 평범한 30대 여성으로서 그리고 젠더수업을 처음 들은 학생으로서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만일에 제 책에 독자가 사인을 요청하면 뭐라고 적을까 고민을 해봤어요. ‘편안하게’ 라고 쓰면 불편하게 있으면 안 될 일인가라고 반발심이 들고, ‘자유롭게’라고 쓰려고 해도 그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가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있는 그대로.’ 감사합니다. 

 

 

기성준 기자  readingt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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