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식당은 1%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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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이경태 칼럼니스트] 고관여 음식점(지불가격이 비싼 식당)은 서비스업이라고 보면 된다. 서비스 업종의 특징이 바로 규모와 시설력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음식이 뛰어나고 맛이 훌륭해도 규모가 작아서는 고관여로 자리 잡기는 요원하다. 불가능하진 않지만 쉬운 길은 아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세상에 단 한 번뿐인 어머님의 칠순, 가까운 친지만 해도 40~50명이 넘는다. 식대와 술값을 계산해 보니 200만원은 예상된다. 이 경우 관여도를 높여서, 고민과 간섭을 많이 해서 실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다행히도 주변의 도움으로 두어 곳을 추천받았다. A식당은 음식의 맛이나 서비스 그리고 가격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B식당은 그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주차환경과 가게 규모에서 높은 점수로 추천했다. 나는 그 중에서 A를 선택했다. 음식은 맛이고, 질과 가격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개를 두 개 넘고, 두 시간이 넘는 거리이다 보니 “도대체 그 식당은 아직도 멀었나?”는 연락이 계속 온다. 높은 관여로 취합한 정보가 있었기에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하며 도착을 했는데, 친지들이 보기에는 식당이 너무 초라하고 작았다. “겨우 이런 곳 오려고 이 먼 걸음을 한 건가?” 하는 친지들의 원성. 싸늘해진 식구들의 마음은 음식을 주문하기 전에 닫혀서 잔치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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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이야기지만, 그만큼 중요한 날(고관여가 필요한 날)에 선택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규모와 분위기이다. 아무리 본질이 훌륭하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뛰어나더라도 고관여 음식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욕구가 잠재되어 있다. 따라서 비싼 값을 치룰 만한 규모와 시설을 갖춘 곳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위의 경우는 주차장과 식당이 크고, 인테리어가 훌륭한 B를 선택함이 더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이다.

특별한 날에 만나는 손님을 상대하거나 귀한 모임을 자주 갖는 식당(고관여 식당)은 손님들의 접근성까지 생각해 시내 중심부로 들어갈 이유가 없다. 비싼 권리금과 높은 월세를 낼 까닭이 없다. 그런 돈을 차라리 규모와 시설에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한 번 온 손님의 만족도를 높여야 하고, 확실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식당이 주는 웅장함과 품격, 색다름에서 맛은 변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작은 가게는 저관여로 접근해야 한다. 이때 말하는 저관여는 철저하게 가격이 싼 음식을 파는 곳이라는 뜻이다. 작은 가게에서 고가의 음식을 파는 식당을 차리면 실패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물론 일식집처럼 예외는 있다. 작은 가게가 고관여를 팔려면 가격이 비싼 것보다는 공급이 적어 일부러 찾는 고관여로 설정해야 한다. 일식집은 아무나 차릴 수 있는 식당이 아니기 때문에 작아도 비싼 음식이 가능한 것이다.

<사진=천그루숲>

이경태 칼럼니스트는 맛있는 창업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 최高는 아니지만 최古의 경험이 있습니다!” 20년 전 <신동엽의 신장개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식당 컨설턴트의 꿈을 꿨던 한 청년이 있다. 그리고 ‘온리원이 넘버원’이라는 믿음으로 18년을 버텨냈다. 이제 최고(最高)는 아니지만 최고(最古)의 경험을 가진 컨설턴트가 되었다. 국내 캐주얼 초밥 시장을 현재처럼 풍성하도록 만들어낸 장본인이고, 식당에서 피자를 서비스로 주는 컨셉을 최초로 만들어 프랜차이즈 본사들마저 따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살아남는 식당은 1%가 강하다>, <식당의 정석>, <평생직장 식당>, <장사,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 <철저하게 장사꾼으로 살아라>, <거꾸로 보는 프랜차이즈> 등 12권의 식당 창업·경영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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