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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무의미할 때 ‘논어’를 읽어보라!

[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언제 꽃이 필까 했는데,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출근하니 난초 줄기에서 꽃망울이 터졌다. 사무실엔 난초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 사람들이 주말을 쉬든 말든 난초는 꽃을 피우기 위해 단 한 순간도 쉬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높이가 20센티미터도 안 되는, 사무실 창가의 소사나무도 그렇다. 4월이면 순이 트고 5월이면 제법 성성한 나무 모습을 한 후 풍성하게 여름을 보낸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단풍이 들고, 겨울이 되기 전 모두 낙엽으로 잎사귀를 떨어버린다. 소사나무 역시 단 하루도 쉬지 않음이 확실하다. 사무실 한 구석에서 벌써 세 번이나 낙엽을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사무실 창문 너머 빌딩 사이로 멀리 한강이 한 뼘쯤 보인다. 그 너머 강변북로를 달리는, 장난감처럼 작은 차들이 있다. 멀리에서 보니 강변북로를 기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창문 너머의 저 차들은 단 한 순간도 멈춘 적이 없다. 낮이건 밤이건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두물머리에서 바라보는 한강도 쉼이 없다. 경기도 부천에 살 때는 한없이 멀어보였던 양수리를 서울 강동구로 이사 온 이후부터는 자주 찾게 되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모이는 두물머리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늘 잔잔하다. 쉼 없이 흘러가는 저 강물은 1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1,000년 전에도 그랬을 것이다. 250년 전 다산 정약용이 보았을 때도, 450년 전 율곡 이이가 강릉 외갓집을 가면서 보았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불사주야(不舍晝夜) : 마치 2,500년 전 공자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자한(子罕)」 편 제16장을 보면 그 장면이 생생하게 등장한다. 공자가 시냇물 위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쉬지 않는구나.”

쉼 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서 세월 가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밤낮없이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저렇게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 세월이구나. 한 줄기 스치는 바람에도 세월이 감을 느끼고, 밤이 깊고 고요해도 달을 씻어내듯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 시간이 멈춘 것이 아니라, 쉼 없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공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것이다. 시간의 무상함 속에서 우리 사람들도 저렇게 학습과 수양을 한다면 군자나 성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물결을 보면서 부단히 노력해야만 하는 제자들을 떠올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일촌광음(一寸光陰) : 1,000년 전 시간의 흐름을 그 누구보다도 애틋하게 여기고 멋진 시를 남긴 사람이 있다. 바로 남송 시대 유명한 유학자였던 주희(朱憙), 즉 주자(朱子)다. 주자의 「권학문(勸學文)」을 보면 세월의 흐름이 정말 쏜 화살보다도 빠르다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소년은 순식간에 청년이 되고, 청년은 아, 하는 순간에 장년을 거쳐 노인이 되지만 공부는 조금만 게을리 해도 완성하기가 쉽지 않다. 광(光)은 빛을 나타내는 낮(晝)을, 음(陰)은 어둠을 나타내는 밤(夜)을 의미한다. 광음(光陰)은 낮과 밤, 즉 시간을 말한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에 해당되는 짧은 시간도 가볍게 보내서는 안 된다. 봄이 되어 정원 연못가에 봄풀이 움을 트는가 싶더니, 어느덧 가을이 되어 뜰 앞의 오동나무 이파리는 낙엽이 되어 서걱서걱 소리를 내는구나. 순식간에 계절이 바뀌고 아, 하는 순간에 해가 바뀐다.

학교를 졸업하고 언제 직장인이 될지 기다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 순간 명예퇴직 대상이 된다. 코 흘리는 저 아이를 언제 키울까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 아이는 짝을 찾아 상견례를 하게 된다. 할아버지 장례식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사이엔가 아버지의 제사가 돌아온다. 초등학교 졸업식에 아버지가 사준 짜장면을 맛있게 먹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 순간 손자를 데리고 그 졸업 기념 짜장면을 먹으러 가게 된다.

주자가 그렸던 시간이 그렇다. 1,000년 전의 시간이나 오늘의 시간이나 다름이 없다. 흐르는 강물이나 떨어지는 낙엽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그 일정하고 공평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우리 인간이 어떻게 변화를 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라고, 공자도 주자도 말하는 것이다.

※ 참고자료 :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한스미디어, 2016)』

 

최종엽 칼럼니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정헌희 기자  gaeahh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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