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왜? 우리 것만 안 팔리는 거야! 저런 형편없는 제품도 팔리는데 말이지.” 팔리지 않는 자신의 제품을 보며 한탄하는 대표들이 많다. 예전과 달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판매 수량이 표시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상품 후기 개수를 통해 판매 수량을 가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표들은 제품이 잘 팔리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더 큰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더구나 자신의 제품보다 안 좋은 것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더욱 속상할 수밖에 없다. 회사의 제품이 안 팔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많은 기업들과 미팅하면서 내린 결론은 아주 간단하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품이 아닌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기준에서 만든 서비스는 상용화되지 않거나 상용화되었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이 제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팔 수 있을까요?”

“글쎄요. 땡처리라면 모를까 쉽지 않겠는데요.”

“저희 제품은 정말 최고의 원료를 넣었습니다. 시중에 싸구려들과는 차원이 달라요.”

“‘대표님, 전성분 표시를 보니까 원재료 함량도 다른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높고 몸에 해로운 원료는 단 하나도 없어서 정말 좋은 제품이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맛이 없네요.”

“시중의 설탕 덩어리 제품들과 비교하시면 그렇죠. 몸에 좋은 게 입에 쓰다고 하잖아요.”

이 문제의 제품은 ‘잼’이었다. 잼은 상식적으로 단맛이 강하다. 달지 않고 쓴 맛이 강한 잼을 소비자들이 선택할지 의문이었다. 심지어 가격도 일반 잼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주변사람들이 다 맛있다고 했어요.”

“네, 정말이요? 누가 그러던가요”

“저희 고객들이요.”

위의 내용은 우리 회사에 제품 마케팅을 의뢰했던 한 회사의 일화를 소개한 것이다. 거래처 대표님은 건강한 원재료로 우리 몸에 좋은 제품들을 만드는 분이었다. 이 분이 만든 제품에는 아주 좋은 원재료가 함유되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제품이 맛이 없다는 것이다.

이 회사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의 대부분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거나 과거에 건강을 잃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사람은 아프면 입에 쓰더라도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다. 하지만 세상에는 건강한 사람이 더 많고, 잼을 찾는 사람들은 잼 특유의 맛과 식감을 즐기는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 맛이 없는 제품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이후 나는 우리나라의 농산물들을 활용해서 천연 잼을 만드는 또 다른 청년 농부를 만난 일이 있다. 나는 이 제품의 원재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단 2~3가지 원료로 잼을 만들었는데, 그것도 모두 좋은 재료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식품에 지식이 없는 소비자가 봐도 알 수 있는 좋은 재료들이었다.

하지만 이미 비슷한 경험이 있던 나는 속으로 ‘몸에 좋겠지만, 맛이 없겠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최고의 잼이라고 할 만큼 진하고 부드러운데다 단맛이 풍부하게 느껴졌다. 원재료 함량도 매우 높았다.

“대표님, 정말 대단한 맛이네요!”

“네, 이 제품 만드느라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제가 조만간 농가에 한 번 방문하겠습니다. 판매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시죠.”

이후에 나는 이 회사의 농가를 방문했고, 농장과 잼 가공공장을 둘러본 후 대표와 함께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 세계의 웬만한 잼들이 모두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님, 이 잼들을 어떻게 다 모으셨어요”

“저는 잼만 보고 다닙니다. 해외에 나가거나 박람회에 열릴 때면 그곳의 잼을 다 사가지고 오죠.”

청년 대표님의 말대로 천연 잼은 국내보다 해외시장의 역사가 훨씬 오래되었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천연 잼들이 이미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다. 청년 대표는 건강한 원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맛있는 잼을 만들기 위해 해외의 좋은 제품들을 사와서 연구를 거듭했고, 그 결과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잼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국내에도 이러한 잼이 생산되기를 바랐던 터라 가슴이 벅차오르기까지 했다.

“대표님 회사의 제품은 농가의 제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디자인도 좋더라고요. 다 이유가 있었던 거군요.”

“그동안 정말 많은 잼들을 보러 다녔습니다. 지금도 식품과 관련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고요. 그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 잼을 만들었으니 이제는 잘 알리고 판매하는 일만 남았네요.”

나쁜 먹거리들이 문제가 되면서 좋은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에서 좀 더 다양한 제품이 유통되기 때문이다. 좋은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짧아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통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신선도가 생명인 유정란을 먹고 싶다면 온라인 쇼핑이 더 낫다. 당일에 생산한 유정란을 소비자에게 바로 다음날 배달해 줄 수 있는 곳은 온라인 쇼핑몰 밖에 없기 때문이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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