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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신동국 칼럼니스트] 강의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의 강의다. 둘째, 설득 목적의 강의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설득 목적의 강의가 주를 이룬다. 설득 목적의 강의는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면서 동시에 설득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득 목적의 강의를 정보 전달 목적의 강의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왜 그런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의 강의는 대개 정답이 정해져 있다. 그러다 보니 두 가지만 유의하면 된다. 첫째, 논리적으로 설명할 것. 둘째, 알기 쉽게 설명할 것. 예를 들어 3×5는 정답이 정해져 있다. 15 외에 다른 답이 나올 수 없다. 그렇기에 15라는 답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를 논리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 된다. 설득이 필요 없다.

반면에 설득 목적의 강의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설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의 팀워크를 향상시키려면 어떤 방법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대화를 자주 한다, 회식을 한다, 동아리 활동을 한다, 운동을 같이 한다, 봉사 활동을 같이 한다, 연극이나 영화 관람을 한다 등등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될 것이다.

그러면 이중에 정답이 있을까? 정답은 없다. 대답한 사람의 견해만 있다. 내가 ‘팀워크 향상 방안’에 대해 강의하려면 여러 견해 중에 가장 적절한 몇 가지를 골라서 청중을 설득해야 한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청중은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도 바로 수긍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팩트가 아니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배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설득 잘하는 사람을 벤치마킹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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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벤치마킹하면 좋을까? 학교 선생님일까? 아니다. 학교 선생님은 논리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사람이지, 설득에 능한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면 누구를 벤치마킹할까? 나는 뱀 장수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나는 뱀 장수가 뱀 파는 장면을 많이 봤다. 아마 독자들도 그런 광경을 한 번쯤 보았거나, 아니면 흉내 내는 사람을 보았을 것이다. 뱀 장수가 어떻게 뱀을 파는지 한번 파헤쳐보자.

뱀 장수는 초반에 뱀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목청을 높일 때가 있다. 언제 커질까? 뱀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할 때다. “한 마리만 잡숴봐! 내일 아침에 반찬이 달라져.” “두 마리 잡숴봐! 어쩌고저쩌고…….” “세 마리 잡숴봐! 어쩌고저쩌고…….” 입에 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한다. 이때는 사는 사람이 꽤 있다. 때로는 줄을 서기도 하고 상담을 하기도 한다.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뱀 장수는 뱀의 효능에 대한 자신의 확신과 신념, 철학을 판 것이다. 사람은 자기 말에 대해 확신할 때 목청이 커진다. 입에 거품을 물고 말한다. 뱀 장수의 확신에 찬 말과 태도에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말하는 사람의 확신이나 신념, 철학에 의해 설득되는 경우가 많다. 벤처기업가가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설득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잘 아는 후배 A는 현재 엄청난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 A는 사업을 시작할 때 자본금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크게 사업을 벌였는지 참으로 궁금했다. 우연히 그 후배와 식사를 하는데 그 회사 투자자 B와 동석을 하게 되었다. 나는 그 투자자 B에게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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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한테 뭘 믿고 그렇게 거금을 투자했습니까?” 그랬더니 그분이 이렇게 말했다. “A사장이 미래의 사업 비전을 제시하는데, 입에 거품을 물고 침 까지 튀겨가면서 설명을 합디다.” 그러면서 말을 이어가기를,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설명을 들어도 솔직히 잘 몰랐지만, A사장의 확신에 찬 눈빛과 표정, 태도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사업은 성공하리라고 직감했습니다”라고 했다.

투자를 받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업 계획의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사업 계획을 제시하는 사람의 확신에 찬 태도가 중요하다. 사업 계획에 대해 스스로 확신하지 못한다면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강의도 마찬가지다. 강의 내용에 확신을 가졌다는 것은 자기가 봐도 설득당할 정도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종일관 확신에 차서 자신 있게 얘기해야 다른 사람도 설득할 수 있다.

상위 1% 명강사들은 시종일관 확신에 찬 표정과 눈빛, 말투로 강의를 이어간다. 강사가 확신에 차 있으면 청중이 그 기를 느낀다. 그 파동을 느낀다. 그러면 ‘아, 맞아. 나도 저 강사의 말대로 저렇게 한번 해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든다. 더 나아가 실천에 옮긴다. 그것이 바로 참된 설득이다. 이런 원리를 모르면 아무리 열심히 강의를 해도 ‘성장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강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려면 먼저 자신부터 강의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 믿음을 강의에 고스란히 담아야 한다.

※ 출처 : <하고 싶다 명강의 되고 싶다 명강사(끌리는책,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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