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사실 도서관에서 내가 원하는 책을 원하는 때에 바로 대여하기는 쉽지 않다. 인기 있는 책은 대부분 대출중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필요한 책을 찾기 위해서라면 한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고 여러 도서관을 다니며 찾아 읽었다. 가족의 수대로 카드를 만들면 아이 카드로도 어른이 읽을 책을 빌릴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팁이 더 있다.

첫째, 신간 신청제도를 많이 활용했다. 대부분 도서관이 신간 신청을 받는데, 그 도서를 구입하게 될 경우 신청자에게 우선 읽을 수 있는 권리를 준다. 나는 남편과 나의 카드를 이용해서 한 달에 4권 정도는 신간을 신청해서 보았다. 내 돈을 들이지 않고 새 책을 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설렜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경우 제목이나 목차만 보고 선정해야 해서 막상 읽고 나니 실망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후 신청할 신간을 고를 때는 내가 이미 읽었던 저자의 최근작을 위주로 선택했다.

2018년, 내가 살고 있는 세종시의 경우는 도서관이 아닌 서점에서 1인당 5권의 책을 빌릴 수 있다. 단 조건은 바코드를 찍었을 때 세종시 전체에 있는 도서관에 많이 비치되지 않은 책이어야 한다. 그래서 신간인 경우는 거의 대출이 가능하다. 서점에서 빌리기 때문에 아주 깨끗한 책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본 대여기간은 2주이고 1주일 연장이 가능하다.

낙서한 경우에는 구입을 해야 하며, 깨끗하게 반납한 경우 그 책은 세종시에서 구입하여 다른 도서관에 적절하게 배치한다. 계속 도서관이 생기고 있어서 많은 책을 구입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시민들이 원하는 책을 구입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요즘 오프라인 서점이 침체되어 있는데 지역 서점을 활성화시키는 기회기도 하다. 이렇게 곳곳에 신간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을 수 있으니 찾아보면 좋겠다.

둘째, 대출 예약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를 비롯하여 셀럽들이 방송에서 언급하기라도 한 책은 대출이 불가능했다. 그럴 땐 대출 예약을 해서 그 책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긴 했지만, 오래도록 기다려서 빌린 책은 그만큼 참으로 달콤했다. 어렵게 만났고 다시 반납하면 또 쉽게 보지 못할 책이라는 걸 알아서인지 더 열심히 읽었다. 대부분 내용이 좋기도 했다.

단 대학도서관의 경우는 책 대출기간이 방학 전체 기간으로 연장되기 때문에, 인기 있는 책을 빌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대학생들이 그토록 많이 책을 읽는다는 사실에 놀랐고, 나는 대학 때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학교 다닐 때, 특히 방학 때 책이나 실컷 읽을 걸 하고 뒤늦게 후회가 되었다. 하지만 후회는 이제라도 읽기 시작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대학 때 안 읽은 만큼 더 열심히 읽자는 각오로 바뀌곤 했다.

셋째, 관심 분야의 서가에 자리를 잡았다. 도서관에 가면 책을 대출하기 전 일단 경제경영서 서가에 내 자리를 잡았다. 물론 시간 여유가 좀 있을 때만 가능했다. 어쨌든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읽을 기회가 생기면 한 권을 다 읽겠다는 생각보다는 여러 권을 훑어보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10권씩 가져와서 개략적인 내용을 살폈다. 핵심문장을 요약하기도 했다. 어떤 책은 집에 가져가서 더 깊게 읽어보고 싶었고, 어떤 책은 굳이 더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식으로 훑어보는 독서도 제법 도움이 되었다. 깊이 있는 내용을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내가 깊이 파고들 주제를 선정하기엔 충분했다. 어차피 세상에 있는 모든 책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꼼꼼히 읽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넷째, 각 도서관의 핵심 서비스를 파악하고 이용했다. 세종시 서점 대여 서비스처럼 지역별로 특색 있는 제도가 있듯이, 도서관별로도 특화된 서비스들이 있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각 도서관에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국회도서관 논문 제본 서비스다.

경매를 공부하다가 ‘공유물 분할 소송’에 관해 깊이 공부하고 싶어졌다. 관련 책은 교양서 수준인 것이 대부분이어서, 특히 법에 관련된 것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정말 궁금했던 주제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어떤 분이 논문을 쓴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국회도서관을 찾아가 논문을 열람하고 프린트하여 제본을 맡겼다. 책에는 없는 고급 정보를 제본을 해서 소유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물론 한자가 너무 많아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

국회도서관에는 다른 도서관에는 없는 논문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세종시 국립도서관은 국가의 모든 정책에 관한 자료가 정말 많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서점에 발간된 책이 아닌 자료들도 굉장히 유용한 것이 많으니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한번쯤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만큼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세상에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도서관을 이용하면 책을 공짜로 읽을 수 있다는 점 외에 더 큰 장점이 있다. 바로 아이도 도서관과 친해진다는 점이다. 도서관에 갈 때 아이를 계속 데려가고, 아이가 관심 가질 만한 책들을 보여 주다보면 아이는 어려서부터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편하게 여기게 된다. 엄마는 책을 읽고 아이는 도서관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을 자연스레 없앨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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