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이 책 『두려움 없는 조직(다산북스, 2019)』은 리더와 팀을 위한 실용적인 경영 지침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교수이자 세계적인 경영학 구루 에이미 에드먼슨이 25년 연구 끝에 집대성한 책으로, 조직 문화에 지식과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안정감을 녹이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심리적 안정감이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이다.

저자는 생산적인 조직 환경은 리더가 심리적 안정감을 토대로 조직 내 존재하는 위계질서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한다. 조직에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기 위한 세 가지 구체적인 지침을 소개한다.

제1단계는 ‘토대 만들기’다. 업무를 바라보는 틀을 새로이 짜는 것을 말한다. 더 직접적으로는 ‘실패’라는 틀을 재 정의하는 작업이다. 혁신을 통해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실패’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일’로 인식되어야 한다.

제2단계는 ‘참여 유도하기’다. 리더가 ‘겸손함’과 ‘적극적 질문’을 무기로 구성원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과거에 그러했듯 리더가 모든 정답을 안다는 양 군림해서는 조직이 성장할 수 없다. 리더의 겸손이 구성원에게 베푸는 ‘혜택’이 아니라 회사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마음가짐이란 것을 리더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또한 ‘반대되는 생각은 늘 존재한다’는 태도로 구성원이 다른 의견을 제안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해야 한다.

제3단계는 ‘생산적으로 반응하기’다. 진심으로 실패를 축하해줄 용기를 갖는 일이다. 안전한 조직 환경을 만드는 리더의 마지막 임무는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 구성원에게 생산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구성원의 생각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지언정 감사함을 표현해야 하고, 실패를 숨겨 문제를 키우지 않도록 실패에 대한 인식을 ‘당연한 과정’이라고 변화시켜야 한다. 다만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철퇴를 들어 징계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세계 최고의 지성이 모인 기업 구글은 자사 성장의 주요한 요소인 ‘팀워크’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코드네임 ‘아리스토텔레스(Project Aristotle)’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사회학자, 조직심리학자, 엔지니어, 통계학자가 모여 ‘무엇이 팀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실험이었다.

연구자들은 구성원의 학력이나 성비 균형 등 다양한 가설을 두고 조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누가 팀원으로 있는지는 조직의 성과에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팀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그리고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는 믿음이었다. 구글이 발표한 ‘성공한 팀의 특성’ 중 첫 번째는 바로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었다.

오늘날 기업 대부분은 역량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일에 많은 힘을 쏟는다. 그러나 구성원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하는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이들의 뛰어난 역량은 낭비되고 만다.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말을 하더라도 보복당하지 않고, 수치심을 느끼지 않으며, 인정받는다고 느낄 때 구성원은 활발하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수나 문제를 빠르게 드러내 더 큰 손실을 예방한다.

실제로 구글은 실패한 팀에 보너스를 주는 특단의 조치로 심리적 안정감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 X의 CEO 아스트로 텔러는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프로젝트에 몇 년씩 질질 끌며 돈을 퍼붓느니 그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단시킨 직원에게 그만큼 보상을 해주는 편이 낫다”라고 말한다. 리더가 나서서 안전한 실패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해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구글의 성장 원동력인 셈이다.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죠. 엔지니어를 비롯해 모든 임직원을 회의실로 소집합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선포하세요. ‘형편없는 구닥다리 모델은 이제 지겨워! 앞으로 6주의 시간을 줄 테니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을 뽑아오도록! 6주 후에 제대로 된 게 안 나오면 모두 쫓겨날 각오해!”

승승장구하던 폭스바겐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린 건 CEO 마틴 빈터콘의 ‘공포 정치’였다. 그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직원들에게 강요하며 기어코 ‘디젤게이트’(배기가스 조작 사건)의 주범이 되었다.

‘관료제’로 대표되는 산업화 시대의 성장 전략은 이제 더 이상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없다. 오늘날 지식 경제 사회에서는 ‘민첩성’과 ‘혁신’만이 기업을 성공 가도에 올릴 수 있다. 이러한 생산적인 조직 환경은 리더가 심리적 안정감을 토대로 조직 내 존재하는 위계질서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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