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처음 북테크를 시작했을 때의 목표는 우선 ‘돈’에 집중됐다.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한 뒤, 어떻게 하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자존감을 세우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둘 낳고 뚱뚱하고 못생겨진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크던 때였다. 하지만 그보다 펀드가 반토막 나면서 죄책감도 컸고, 그로 인해 더욱더 움츠러든 상황이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하루빨리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선물하려면 돈을 모아 집을 사야 한다는 절실함이 크기도 했고 말이다.

돈을 벌고 싶었다. 남편으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하면, 아이들을 좀 더 여유롭고 풍족한 환경에서 키우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올라가고, 그만큼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서관에 가서 경제 분야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우선은 돈을 버는 방법보다 내가 왜 돈을 잃은 건지를 공부했다.

미국이 금융위기가 왔는데 왜 전 세계 주가가 폭락해서 내 펀드 잔고가 반 토막이 났을까?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분명 미국 부동산의 문제인데 왜 우리나라 주식이 떨어지는지 그 연관성이 이해되질 않았다. 또한 보통 주식이 떨어지면 부동산도 같이 떨어진다고 경제 이론에는 나오는데, 내가 살던 대전은 그렇지 않았다. 주식이 떨어져도 아파트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올라가는 원리는 또 뭔지 궁금했다.

왜 모든 전문가들이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던 경제가 한순간에 곤두박질친 건지, 경제가 위기인데 부동산은 호황인 이유가 무엇인지,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알려면 경제의 흐름을 읽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경제 기초서-투자 실용서-경제 고전’의 순서로 책을 찾아 읽었다.(그때 읽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는 3장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금리, 환율, 부동산, 주식 등 다양한 주제를 읽다보니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돈은 물이 흐르듯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유동성이라는 양이 변할 때마다 흐름과 규모가 달라진다는 걸 알았다. 투자를 위해서 한 분야만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깨달았다. 그래서 IMF 때 사업이 잘되다가도 쫄딱 망하고, 주식투자를 잘하다가도 한순간에 무너졌구나 싶었다.

대한민국 경제 규모는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인구수와 땅 넓이만큼이나 취약한 편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금리를 공부하니 금리가 더 높은 나라, 즉 경제 성장률이 높고 물가 상승률도 높은 나라에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율을 공부하니 가장 안전한 기축통화인 달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세계적인 시각으로 다양한 책을 보니 부동산은 더 이상 우리나라 내수만이 아니라 외국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모든 분야를 골고루 읽고 나서야 돈의 흐름을 깨달았다. 초중고대학을 나왔어도, 아니 2주 동안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았어도 배우지 못했던 돈의 가치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없이 오로지 도서관과 나와의 일대일 과외로 얻은 것들이었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