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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재은 칼럼니스트]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내 마음에 다가온 빛깔, 오렌지색! 내가 진즉에 정해놓은 '행복 색깔'이다. 사실 색의 기원을 따져서 한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우연히 오렌지색을 통해 행복느낌이 다가왔을 뿐이다. 그래서 오렌지색 옷을 즐겨 입고 오렌지 빛깔에 마음을 주며 살고 있다. 오렌지 과일을 특별히 좋아한 것도 아니었고, 가난한 어린 시절 오렌지색 옷은 나의 삶에서 먼 딴 세상이었다.

30대 중반, 친구가 쓴 압구정 문화이야기를 담은 ‘오렌지족이라도 팔아야 할 때다’라는 책이 영향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 당시만 해도 오렌지가 비싼 과일이어서 사치와 향락의 상징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주기도 했던 오렌지색이다. 나에게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는데 오렌지색은 어찌 내 마음을 파고 들었을거나.

정열의 빨강과 낙천적인 노랑을 혼합하여 오렌지 빛깔이 나온다. 어찌 보면 빨강과 노랑 사이에 끼어 제대로 기를 펴 보지 못한 컬러일수도 있다. 빨강에 비해 덜 자극적이고, 노랑에 비해 덜 유쾌하다고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주목도에 있어서 다른 색에 비해 조금 밀리던 오렌지색이지만 이제 ‘원기, 만족, 유쾌, 적극’ 등을 상징하는, 한마디로 ‘약동의 색깔’로 우리 곁에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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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국가인 동남아국가등에서는 ‘광명’을 의미하여 승복이나 사원의 색으로 사용하고, 서양에서는 핼러윈 파티의 호박을 연상시킨다 하여 창의적이고 즐거움을 주는 색으로 통한다고 한다. 오렌지색은 ‘즉시 반응성’과 관련이 깊어 좋으면 바로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를 떠올리게 하고, 외향적이며 사회적 친화력이 좋은 사교적인 의미의 색상이라 친근한 동물인 개와 잘 연결된다고 하니 황금개의 해인 내년 무술년에 잘 어울릴 듯하다.

압구정 오렌지족처럼 오렌지색은 젊음의 활력과 창조 정신을 나타내는 색으로 통용되고 있다. 젊은이들은 과감하게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오렌지색 아이맥(iMac)으로 채팅을 하며 우쭐해한다. 그들은 오렌지색의 조금은 가벼움과 튀어 보이는 이미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벤처 기업들이 오렌지를 회사 CI로 사용하기도 한다. 네덜란드의 축구팀 '오렌지 군단'은 널리 알려져 있고, 세계적인 보험회사인 I 생명은 자국의 컬러 이미지인 오렌지색을 회사의 이미지로 연결시킨 컬러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오렌지색은 색채심리학적으로는 긍정과 희망을 주고, 활력을 다시 되찾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기에 심리치료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상실감과 슬픔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권하는 색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쩌면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색인지도 모르겠다.

마침 트렌드 코리아에서 2018년의 색으로 긍정과 희망의 색인 오렌지로 정했다고 한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새해에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자는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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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문호 루쉰은 이야기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길이 된다”고. 희로애락의 비빔밥 같은 인생살이에 행복빛깔 오렌지가 당신에게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새해에 저와 함께 오렌지빛 옷을 입고 행복세상을 누빌 사람, 손드세요?

※ 출처 : 교차로 신문 ‘아름다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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