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명문대 출신이 많이 늘었어요. 석·박사 출신들도 많이 늘고 있고요.”

모 회사에서 팀장으로 일하는 후배가 찾아와 푸념 어린 소리를 늘어놓는다. 상장기업이 되면서 자신보다 학력이 좋거나 높은 직원들이 입사하는 것이 썩 달갑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뛰어난 스펙을 가진 직원들은 남들보다 빠른 승진을 해서 선배보다 더 높은 상급자가 되기도 한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대개 기업이 성장하면서 기관의 연구사업을 수주하고 싶을 때 그렇다. 연구원들의 학력수준을 기재해야 하고 이러한 학력이 사업을 수주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간혹 성공한 CEO들의 모임에 나가면 직원들의 학력수준을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임에서 창피함을 면하기 위해서 명문대 출신의 직원을 채용하는 대표들도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정치와 연계하여 성장했고, 당시에는 국가 권력기관의 관료들과 동일한 명문대 출신을 채용하여 학연을 통한 영업으로 성장의 발판을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점차 바뀌고 있다. 대기업만 보더라도 예전과 달리 명문대 출신의 임원들이 줄어들고 있다. 학벌보다 실력과 개성이 가치를 인정받는 지금의 시대 흐름상 명문대 출신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 우주선을 만들 것이 아니라면 학력 따윈 필요 없다 : 삼성그룹의 입사를 위해서 치러야 하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는 매년 평균 10만 명이 지원해 판·검사 경쟁률보다 치열하다. 최근 서울시 공무원 7·9급 공채시험에는 13만 명이 응시해 86.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 채용공고에 지원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아마 직원 채용을 기다리는 중소기업 대표들은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뉴스에서는 연일 취업난이 심각하다는데, 이상하게도 중소기업에서 입사지원자를 찾아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이렇다 보니 “우리 회사는 면접만 보면 합격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중소기업 대표들의 씁쓸한 농담이 그저 단순한 농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의 채용 기준은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 나는 중소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채용 눈높이가 너무 높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4년제 대학 졸업자를 최소한의 학력기준으로 삼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매우 많다. 하지만 나는 기업 대표들을 만나면 직원 채용시 학력을 보지 말고 그 사람의 인성에 초점을 맞추어 채용하라고 권한다.

“우주선 만들 것도 아닌데 학력 따윈 볼 필요가 없죠.”

학력을 보지 않는다는 뜻은 학력에 의한 연봉체계를 없애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회사는 학력에 의해서 연봉을 책정하지 않는다. 고졸자와 대졸자의 업무능력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고졸자 직원 중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 경험을 쌓은 덕분에 업무성과가 월등한 경우가 더 많았다.

우리 회사가 우주선을 만드는 등의 연구 집중의 회사가 아니니까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인재채용에 있어서 학력이 기준이 될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런 확신은 사업을 하면서 여러 직원들을 겪으며 더욱 확고해졌다. 그래서 나는 학력, 경력보다는 그 사람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뽑는다.

나도 체육학과를 졸업했지만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기획 일을 포함해서 전공과 무관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남들과 다른 성과를 이룬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 회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회사들이 우주선을 만들 정도의 최첨단 기술과 지식을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사람이면 할 수 있는 일,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열심히 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개선해 나가면 잘 할 수 있는 일을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고졸이든 그 이하의 학력이든 채용의 기준을 낮추고 인성을 중심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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