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직원 추천 시 100만 원을 지급하겠습니다.”

직원 채용에 골머리를 앓던 한 중소기업의 대표가 이런 공약을 내세웠다. 사내에 게시하며 직원들을 독려했지만 그 후로도 결국 직원을 뽑지 못했다.

“세상에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직원을 못 뽑다니. 뭐 좋은 방법 좀 없을까”

“솔직히, 대표님 같으면 대표님 회사에 직원으로 입사하고 싶으세요”

나는 친하게 지내는 기업의 대표에게 쓴 소리를 했다. 창업한지 5년을 넘어섰고 사업규모와 매출도 상당히 성장했지만, 여전히 업무량에 비해서 직원 수는 턱없이 부족해 야근을 밥 먹듯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연봉도 올려주지 않았으며, 근무 환경도 개선되지 않았다. 심지어 거래처에서 수금을 다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급여를 며칠씩 지연해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급여를 지연할 만큼 자금 사정이 안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런 가운데도 대표자의 차량은 영업을 이유로 자주 변경되었다. 바뀌는 차마다 최신식 고급 외제차였다. 그는 복지와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투자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버릇처럼 하고 다녔지만, 정작 직원들은 대표의 말에 공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회사에서 4년여 동안 근무하다 퇴사한 대리에게 퇴직 사유를 물었다. 그는 회사에 “발전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시간이 지나 직급이 두 단계나 올랐지만, 아래에 직원을 뽑아주지 않아 자신이 늘 막내였고, 하는 일은 점점 많아졌다고 하소연했다

만약 직원의 입에서 “발전이 없다”는 말이 나오면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말 그대로 비전을 느낄 수 없다는 뜻이다. 직원들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 비전이 있기를 바란다. 열심히 일해도 회사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그 회사가 대외적으로도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비전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 발전이 없다는 말은 만족스럽지 못한 보수를 의미한다.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이 증대되면 기여한 직원에 대해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의 대표가 그동안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당연히 직원에 대한 보상은 생각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직원의 연봉은 발전하지 않는데 대표 홀로 경제적 여유를 누린다면, 어떤 직원이 그 회사에서 열정을 불태울 수 있을까.

나 또한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직원 채용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찾은 결론은, 친구를 추천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가 성장할 때마다 사무실을 이전하거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연봉을 올려주는 등 직원들을 위한 복지 개선에 최선을 다해왔다. 복지는 직원들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의자가 불편해요. 점심시간이나 피곤할 때 잠시 기대서 눈 붙일 수 있는 의자면 좋겠어요.”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하나씩 더 있으면 좋겠어요. 직원이 많아져서 하나로는 부족해요.”

“화장실 하수구 냄새가 심해요. 고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사소한 일로 치부해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런 의견을 반영해 개선해주면 직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나는 이런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표가 직원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근무 환경과 복지를 개선시켜주면, 직원들은 회사가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회사에 대한 직원의 기대는 직원이 회사의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해준다.

실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직원들의 만족도가 오르고 있다. 만족감이 신뢰로 쌓이면서 직원들은 SNS에 자신의 일하는 모습을 소개하기도 하고, 회사 내 카페에 친구와 애인들을 초대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채용공고가 있을 때에는 자신의 친구나 지인에게 공고 사실을 알리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 회사가 갈 길은 멀고도 멀다. 대기업의 시원시원한 복지 수준과 근무 환경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현재도 직원들이 근무하면서 불편하거나 불만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성장할수록 직원에 대한 복지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중소기업이 좋은 인재를 보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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