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식당은1%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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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이경태 칼럼니스트] 가격이 낮은 음식을 파는 저관여 식당은 판매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이에 맞게 식당 자리를 구하고 메뉴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실수를 덜 하고, 비싼 수업료 없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저관여 외식 아이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밥집이다. 김밥집은 외식업이지만 그냥 판매업이라 생각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입지가 우선이고, 상품이 많을수록 좋다. 또 김밥집은 내점객이 포장하는 빈도도 높지만 먹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빵집도 판매업에 속한다. 분명히 휴게음식점으로 사업자등록을 했지만, 실상은 판매업이다. 구매 형태가 확실히 이쪽에 속한다. 손님들은 마음에 드는 빵을 고르고 포장하여 외부로 나간다. 이렇게 점유시간이 짧다보니 작은 가게에서도 회전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커피집도, 아이스크림집도, 패스트푸드점도 판매업종이라고 보면 된다. 외식 아이템인데 판매업종으로 정의되는 데에는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을 유추하면 내 가게가 판매업에 가까운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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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정해진 때에만 먹는 것이 아니다. 그때만 팔려서는 안 된다. 김밥집의 경우 점심과 저녁때만 사람들이 찾을까? 물론 주로 찾는 시간임에는 맞지만, 그 시간만 손님이 반짝해서는 가게를 유지할 수 없다. 아침과 점심 이후의 시간,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들어와야 한다. 가벼운 분식 종류의 음식들이기 때문이다. 점심식사를 하고도 3시에 쫄면 한 그릇, 만두 한 판은 먹을 것 같다. 그러나 3시에 ‘동태찌개, 육개장을 먹고 싶다’고는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는다. 둘째, 특정한 사람들이 주를 이뤄서는 안 된다. 작은 가게에서 적은 금액으로 팔아 월세를 맞추려면 특정한 사람들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 어린아이도, 학생도, 주부와 직장남성, 거기에 노인들까지 들어오는 가게여야 한다. 김밥집의 메뉴판이 그래서 50가지가 넘는 것이다.

셋째, 혼자서도 들어와야 한다. 식사시간대에 혼자 들어갈 식당이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괜히 부담스럽고, 혼자 4인 테이블을 다 차지하고 있기가 자신 없어진다. 이럴 때 만만하고 들어서기가 편한 가게가 분식집, 김밥집이다. 또 얼마나 김밥집을 만만하게 보는 지 알 수 있는 사례는, 4명이 가서도 주문은 각자 4가지다. 다른 식당에서는 최소 2인분+2인분 달라거나 아예 4인분 통일을 하지만, 저관여 음식점은 십인십색으로 주문하고서도 당당하다. 기사식당도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넷째, 김밥집 수십 가지의 메뉴가 ‘전 메뉴 포장됨’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앉아서 먹는 손님만으로는 매출이 버거우니까 포장을 통해 작은 가게 안에서만이 아니라 바깥에서도 먹는 손님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2천원, 3천원이라도 추가 매출을 올려야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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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칼럼니스트는 맛있는 창업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 최高는 아니지만 최古의 경험이 있습니다!” 20년 전 <신동엽의 신장개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식당 컨설턴트의 꿈을 꿨던 한 청년이 있다. 그리고 ‘온리원이 넘버원’이라는 믿음으로 18년을 버텨냈다. 이제 최고(最高)는 아니지만 최고(最古)의 경험을 가진 컨설턴트가 되었다. 국내 캐주얼 초밥 시장을 현재처럼 풍성하도록 만들어낸 장본인이고, 식당에서 피자를 서비스로 주는 컨셉을 최초로 만들어 프랜차이즈 본사들마저 따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살아남는 식당은 1%가 강하다>, <식당의 정석>, <평생직장 식당>, <장사,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 <철저하게 장사꾼으로 살아라>, <거꾸로 보는 프랜차이즈> 등 12권의 식당 창업·경영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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