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감성체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늘 등한시했던 공간에서 소비자들은 감동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한 백화점 사례를 살펴보자.

빅사이즈 옷을 판매하는 의류브랜드 “패닝턴스(Penningtons)”에서는 다른 매장과 차별화를 위해 피팅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하필 피팅룸일까? 기존 백화점 패션매장의 피팅룸은 좁고 어두우며 단지 옷을 갈아입는 소홀히 대했던 공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차별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이었다.

한 통계에 의하면 피팅룸에 들어가서 옷을 입어본 고객의 구매율이 70%대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만큼 피팅룸은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던 것이다. 이들은 피팅룸에 특수 장치를 설치해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우선 여성고객이 피팅룸에 들어가서 옷을 입고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치는 순간 멋진 남성 2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여성 고객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꽃을 선물하며, 샴페인을 따라준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찬사하며 큐피트의 화살을 쏘기도 한다. 모션센서와 미러 테크놀러지의 결합으로 탄생한 재밌고도 감동적인 캠페인이었다. 큰 사이즈 때문에 늘 위축되기 쉽고, 자신의 모습에 당당하지 못했던 고객들에게 자신감을 넣어주는 따뜻하고 흐뭇한 캠페인이 된 것이다.

이런 경험들은 브랜드가 주인공이 아닌 소비자가 주인공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체험을 통해 브랜드 애착을 유발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는 감성을 움직이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다.

직접 체험은 아니지만 간접 체험을 통해 소비자들과 애착을 만들어 가는 캠페인들도 있다. 바로 인터랙티브 캠페인으로 제작된 기네스맥주 사례다.

실제 매장이 아닌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을 하게 되면 바텐더가 화면에 등장한다. 그것도 우리에게 너무나 친밀한 유명 배우가 달콤한 미소와 함께 나를 반기는 것이다. 그는 마치 바(Bar)에서 직접 만난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나를 위해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선택하라고 한다.

재즈, 클래식, 발라드, 팝송 등 음악을 선택하면 그 음악과 함께 자리로 안내하는 것이다. 그는 맛있는 맥주를 직접 만들어 주겠다면서 가장 맛있게 마시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파인트 잔을 이용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즐기기 위해 119.5초를 기다리라고 한다. 바로 기네스 맥주의 차별화 전략이다.

내가 좋아하는 유명 배우가 서빙을 하는 것도 좋은데,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직접 맥주를 따라주는 컨셉이 기네스라는 브랜드를 더욱 부각시켜 준다. 소비자는 내가 주인공이고,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일방향으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 고객이 단지 물건을 팔기위한 대상이 아니라 주인공인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 "대화형 방식(Interactive)" 을 선택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브랜드의 섬세함이 만들어 낸 힘이라도 볼수 있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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