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직원들 월급날만 되면 도망하고 싶다고 말하는 대표들이 있다. 나도 그랬던 경험이 있다. 대표 입장이 되면 한 달, 한 달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급여일이 왜 이렇게 빠르게 돌아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던 어느 날 나는 생각을 바꿔 먹기로 결심했다.

회사를 운영하는 한 급여일은 계속 반복해 찾아올 텐데, 그때마다 스트레스로 받자니 나부터 견디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급여일을 직원들을 격려할 수 있는 좋은 날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이후로 나는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급여를 더 잘 챙기고 더 많이 격려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직원들에게 숨기려고 노력해 봐도 어떤 식으로든 알려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직원을 우선적으로 챙기려는 나의 마음이 직원들에게 어느 때보다 더 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네 번째 사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합류한 창립 멤버들은 이전 직장에서 퇴사할 때 받지 못한 급여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었다. 멤버들은 내게 급여를 가불해 줄 수 있는지 물어왔다. 현실적으로는 카드론을 통해 천만 원을 받아 시작한 회사이기 때문에 급여를 미뤄도 시원치 않을 상황이었다. 가불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기꺼이 지급하기로 했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당장 몇 백의 금액보다 직원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애를 쓴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자신이 어렵다고 남을 돕지 않는 사람은 풍족해졌을 때에도 돕지 못한다. 나는 간사한 사람이 아닌 직원에게 믿음을 주는 대표가 되고 싶었다. 과거의 그날로부터 지금까지 매월 10일은 우리 회사의 급여일이다. 창립 이래 급여일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고, 급여일을 어겨본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바뀌지 않은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감사함을 가지고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한 달 동안 수고한 직원들에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와 같이 직원들의 급여일을 기쁨으로 맞이하는 습관이 곧 성공의 습관이 되었음을 확신한다.

직원들은 급여가 가급적 일찍 지급되기를 소망한다. 카드 값이나 공과금 등이 빠져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엔 이런 직원들의 바람을 들어주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매월 10일은 거래처의 대금 회수 및 결제를 마쳐야 하는 날이기도 했다. 거기다 급여까지 정확하게 맞추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엔 급여일이 휴무일일 경우 다음 영업일에 급여를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자금에 여유가 생긴 직후부터 급여는 급여일 오전에 지급하고, 휴무일에는 그 전날에 지급하고 있다.

나는 회계·정산팀에게 거래처 대금을 지급하는 날짜가 휴일인 경우, 휴일 이전에 입금하도록 하고 있다. 영업자들을 통해 자금이 급박한 거래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쪽만이라도 거래대금을 앞당겨 지급한다. 거래대금을 앞당겨 지급한만큼 우리 회사에 대한 대외적 신뢰감도 좋아졌다.

누군가 대표로서 가장 행복을 느낄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는 직원들 월급을 주는 날이라고 답하고 싶다. 나는 월급이 생존권이라는 원천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직원들 스스로 보람을 느끼며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즐거운 월급날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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