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감성체험”의 한 가지 사례를 더 살펴보자. 50m의 상공에서 고급요리를 맛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물론 스카이라운지가 아닌 공중에 떠있는 테이블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체험한다는 것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자존감을 심어준다. 특히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하는 분야일수록 더욱 그렇다.

"디너 인 더 스카이(Dinner in the Sky)"라는 이벤트는 벨기에에서 시작되었다. 거대한 크레인을 사용해 22명의 손님을 50미터 상공으로 올려서 최고의 요리사가 제공하는 식사를 즐기게 한 것이다. 한 테이블당 5천 만원이 넘는 이 특별한 식사는 현재 유럽 전역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식사를 할 때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라이브 음악 밴드로 같이 하늘로 올라간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아찔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일부 VIP 고객을 위해 "디너인더스카이" 이벤트를 캐나다 토론토에서 진행했다. 예약사이트 오픈 3시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되고 홈페이지 방문객수가 7,000% 급증했으며, 전 세계 보도가 되면서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아멕스 카드를 갖게 되면 어떤 혜택을 누리는지 확실하게 보여줬던 것이다. “관계체험”의 대표적 사례이다.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 남들과 차별된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는 느낌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다.

세 번째 “성취감”과 관련된 내용이다. “지성체험”과 “행동체험”이 해당된다. 인간은 자신들의 존재감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제품의 창조과정에 동참하는 체험은 자부심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체험은 공감대 형성 및 애착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일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단조로움을 격파할 수 있다는 점이 "지성체험"과 "행동체험"의 매력이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영수증(Receipt) :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가공 식료품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 마요네즈가 그 중에 하나가 아닐까? 브랜드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사야할지 늘 고민이다. 맛도 비슷하고, 가격도 비슷하고 차별점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2012년 유니레버의 식품브랜드 "헬맨스(Hellmann's)"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마요네즈 브랜드의 홍보를 위해 브라질의 유명 식품 체인점과 손을 잡는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 자사의 마요네즈를 사는 고객에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영수증에 프린트해 준 것이다. 이 이색적인 아이디어는 고객들의 높은 호응과 함께 매출 증가라는 높은 성공을 거두었다. "레시피 리시트(Recipe Receipt)"라는 이번 캠페인은 브라질 식품 체인점 100개 매장 내 계산대에 특별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고객이 헬맨스의 마요네즈를 구입하면 해당 고객이 마요네즈와 함께 구매한 다른 식품을 분석하여 이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 레시피(Recipe)를 영수증에 프린트하여 제공했던 것이다. 100개의 식품 체인점에서 3개월 동안 진행된 이 캠페인으로 수천 개의 요리 레시피가 고객들에게 제공되었고 매출 역시 44%나 성장했다.

앞에서 사례로 들었던 체험마케팅과는 달리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색체험 마케팅 이었다. 또한 우리가 늘 하찮게 생각하는 영수증을 활용했다는 것이 더욱 놀랄만한 아이디어였다. 그해 칸 광고제는 4개 부문에서 이 작품의 크리에이티브를 인정했다. 고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브랜드와의 애착이 형성 된다는 “지성체험”의 위력을 인정한 것이다.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아이들에게 인형이란 어떤 존재일까? 애착이 형성되고 있는 아이들 에게는 친구 이상의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미국 완구업체 "빌드어 베어 워크숍(Build a Bear Workshop)"은 완제품의 인형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인형을 만드는 체험을 제공했다. 인형의 의상부터 신발, 악세서리까지 아이들이 취향에 맞게 직접 고를 수 있게 한 것이다. 심지어 인형의 뱃속을 솜으로 채울 수도 있고, 인형의 심장을 달아주는 의식도 있다고 하니 아이들에게는 장난감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1997년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인형을 만드는 일이 단순히 장난감을 만드는 개념이 아닌 자신의 소중한 친구를 창조해 내는 과정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렇듯 “행동체험”은 과정 체험을 통해 그들과의 애착을 형성시키고 자신에 삶의 일부로 인식 시킨다.

주변을 살펴보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제품만 골라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이러한 체험 들은 브랜드에 긍정적 인식을 유도할 수 있다. “제품”이 아닌 “경험”을 사는 고객들, 사소한 경험 하나하나가 고객의 충성도를 좌우하기에 체험마케팅은 아이디어 발상에 중요한 플랫폼이 된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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