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웃기고 울린 2019년 최고의 가족 소설

당신을 웃기고 울릴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걸작!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시한폭탄 같은 가족이 온다

[한국강사신문 윤상모 기자]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의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는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으로 펜포크너상, 에드거상, 라난 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필력을 인정받은 작가로, 그의 장편소설이 국내에 소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가 형의 마지막 생일 파티에 영감을 받아 쓴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암 선고를 받은 70세 노인 빅 엔젤의 마지막 생일 파티를 둘러싼 대가족의 해프닝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소설이다.

“제멋대로에 감이 안 잡힌다. 엄청나게 유쾌하다”라는 뉴욕타임스의 평가처럼, 도대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이 막무가내 가족이 주고받는 발랄한 독설을 읽다 보면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가, 퉁명스러운 말투에 감춰진 따뜻한 진심을 발견하고 어느덧 가슴이 저며 오기도 한다.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생동감 넘치는 인물과 재치 있는 문체로 그려낸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미국 중소출판사 무역협회에서 주최하는 리튼하우스상을 수상했으며, “현대의 마크 트웨인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도서 Top 100, 뉴욕도서관 올해의 추천도서, 커커스 리뷰 올해의 책, NPR 올해의 책, PBS 올해의 책, 리터러리허브 올해의 책 등에 선정되었고, 필립 로스와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영화화한 스콧 스테인도프의 지휘 아래 할리우드 TV 시리즈로 영상화될 예정이다.

인생의 마지막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70세 빅 엔젤

생일 일주일 전,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말았다!

개성 넘치고 자기주장 강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데 라 크루스 가문 사람들. 올해로 일흔 번째 생일을 맞는 미겔 엔젤은 이 대가족을 이끄는 중책을 맡고 있다. 성격은 조금 꼬장꼬장하고 까칠하지만, 어느 순간에도 가장으로서 리더십과 위풍당당함을 잃지 않는 그를 가족들은 애정과 존경을 담아 ‘빅 엔젤’이라고 부른다. 물론 가끔 ‘자기가 잘난 줄 안다’며 뒤에서 험담을 하는 자도 있긴 하다. 험담을 하거나 말거나, 어쨌든 자신은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거라며 자신만만했던 그는 어느 날 의사에게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그가 암에 걸렸으며, 앞으로 남은 시간이 한 달밖에 없다는 것이다.

빅 엔젤은 곧 다가올 자신의 마지막 생일에 성대한 파티를 열기로 하고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을 불러 모으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티를 일주일 남기고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만다. 가족들은 장례식과 생일 파티를 위해 두 번이나 먼 길을 오갈 시간도, 돈도 없다. 결국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일주일 미뤄 자신의 생일 파티와 함께하도록 일정을 과감하게 조정한다. 그런데 장례식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이미 해가 중천인데, 가족들은 아직도 자고 있는 게 아닌가. 과연 빅 엔젤은 이 대책 없는 가족을 데리고 장례식과 생일 파티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 복장이 터질 것 같은 사건의 연속이지만, 모두에게 오랫동안 소중하게 기억될 빅 엔젤의 마지막 주말이 시작된다.

웃다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한 편의 가족 시트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말하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한 노인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대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 어느 소설보다 유쾌하게 그려낸다. 소중한 가족이기에 함께하는 동안 죽음의 무게를 덜어내려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특히 끊임없이 이어지는 재치 있고 생동감 넘치는 대사는 이 소설만의 독보적인 매력이다.

딸애는 제 엄마 옆을 지나려다 말고 허리를 숙여 빅 엔젤의 와이셔츠 단을 정리해주려 했다. “엉덩이에는 손대지 마라.” 그의 말에 딸이 대답했다. “나도 알거든요. 우리 아빠의 지저분한 엉덩이를 만진다니, 생각만 해도 신나네.” 그들은 억지웃음을 지었다. 딸애는 다시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 대화를 들은 아내는 손으로 머리를 꽉 쥔 채 깔깔 웃었다. _16~17쪽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지만 그만큼 더 자주 부딪히고 배려를 종종 잊게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원히 곁에 있을 것만 같은 그들을 떠나보내는 날이 언젠가는 온다. 빅 엔젤 가족은 솔직함을 핑계 삼아 서로에게 상처주고, 미워하고, 때로는 질투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결국 가족이기에 서로에게 돌린 등 너머를 슬며시 돌아보며 화해를 청한다. 그 중심에는 죽음을 앞둔 빅 엔젤이 있다. 한때는 가족 위에 군림하던 가부장적인 아버지 빅 엔젤이 나이를 먹으며 몸도 마음도 왜소해진 모습은 국경을 뛰어넘어 독자들의 마음을 건드린다. 누군가는 이미 겪었고, 누군가는 앞으로 겪을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용감한 딸은 종종 이렇게 묻곤 했다. “아빠, 아직 오줌 안 쌌죠?” 예수님 제기랄. ‘죄송합니다, 주님.’ 하지만 어쩌다가 그는 딸보다 더 작아져버렸을까? 빅 엔젤은 언제나 가족의 지도자였다. 그랬던 빅 엔젤이 이제는 자기 딸의 아기 노릇을 하고 있다니. _111쪽

하지만 작가는 결코 이 상황을 뻔한 신파가 아닌 시트콤으로 이끌어간다. 빅 엔젤은 딸의 도움을 받아 목욕을 하며 몰래 눈물을 흘리지만, ‘딱 한 번’ 훌쩍일 뿐이다. 오히려 아들을 죽이러 생일 파티에 난입한 총잡이 앞을 가로막고 “나한테 총을 쏴. (…) 이 쌍놈 새끼야”라고 거친 욕을 쏟아내며 건재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극적으로 화해한 이복동생 리틀 엔젤이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오자 “지금 자정이다! 난 죽어가고 있고!”라며 소리를 지른다. 아버지의 유령과 대화하고, 어머니의 장례식을 자신의 생일 파티에 맞춰 미룬다. 이런 장면들은 소설 속에서 빅 엔젤이 아들에게 하는 말을 통해 메시지로 구체화된다. “죽음은 끝이 아니야.”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가슴 아프다. 하지만 헤어짐이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들 앞에 유령의 모습으로 나타난 빅 엔젤의 아버지처럼, 죽은 뒤에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온 빅 엔젤처럼, 한번 가족으로 맺어진 인연은 계속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독자를 엉엉 울리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허풍을 떨고 유쾌한 기조를 유지한다. 다만 소설 속에서 자신의 가족을 발견한다면 빅 엔젤처럼 ‘딱 한 번’쯤은 훌쩍일지도 모른다.

저자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Luis Alberto Urrea)는 1955년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멕시코인, 어머니는 미국인으로, 멕시코를 비롯한 남아메리카와 미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 상실, 승리, 죽음 등의 주제를 글로 썼다.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16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펜포크너상, 에드거상, 라난 문학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악마의 고속도로(The Devil’s Highway)』로 퓰리처상 논픽션 분야 최종 후보에 올랐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형의 마지막 생일 파티에 영감을 받아서 쓰게 된 소설로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Top 100, 뉴욕타임스 북 리뷰 선정도서, 뉴욕도서관 올해의 추천도서, NPR 올해의 책 등에 선정되었으며,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할리우드 TV 영상화를 앞두고 있다.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는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일리노이 대학 시카고 캠퍼스에서 문예 창작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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