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우리 회사에 제품을 공급해주는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판매 교육을 할 때였다. A 사의 마케팅 담당이 손을 번쩍 들더니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왜 우리 회사 제품은 안 팔릴까요? 우리 제품보다 못한 제품들은 잘 팔리는데 말이죠.”

“그것은 소비자의 심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판매의 원리도 결국 오프라인 판매와 똑같은데,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판매자가 된다. 제품을 팔던, 기획을 팔던, 재능을 팔던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팔아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기업들은 자신이 판매하고자 하는 것을 마케팅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나는 소비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기 위해서 마케팅을 한다. 소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들의 욕구를 자극하여 내가 판매하는 상품에 집중하도록 한다.

제조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가격에 대한 것이다. 저렴하게 팔면 더 잘 팔리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좋은 생각은 아니다.

제조 공장을 보유한 기업의 어떤 대표님은 나를 만나기 전까지 한 가지 커다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제조 공장에서 OEM으로 생산해준 제품들은 잘 팔려나가는데, 이보다 좋게 만든 자사 제품은 할인을 해도 팔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격비교가 쉬운 온라인 쇼핑몰에 제품을 팔면 잘 팔릴 것이라 생각하고 판매를 시작했지만, 판매는커녕 투자 비용을 건지기도 힘든 상태가 되었다.

일련의 사태를 겪은 판매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미칠 노릇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판매자는 질 좋고 값싼 제품을 왜 안 사냐고 하지만, 소비자는 그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별나게 질이 좋은지 알 수 없다. 가격이 좀 싸다고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인지도 있는 제품을 고르고 싶어 한다. 즉, 가격만 낮춘다고 해서 소비자를 불러 모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일하게 발생된다. 어떤 마트에 가든지 동원참치 옆에는 다른 참치캔이 존재하고 스팸 옆에도 유사한 햄들이 존재한다. 동일 품질, 저렴한 가격을 표방하고 1+1할인 행사도 해보지만 동원참치는 36년간 업계 1위이며, 스팸은 14년간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싸게 판다고 잘 팔리는 것이 아닌데, 온라인 판매라고 해서 싸다고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내가 아는 업체 중 한 곳은 한 유명 포털 사이트에 광고를 낸 적이 있었다. 중소기업이 광고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모험일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도산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광고를 했는데 효과가 없다면 얼마나 속상할까. 동종업계와 광고 경쟁을 하다보면 서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출혈 경쟁을 치킨 게임(chicken game)이라 부른다.

‘온라인 쇼핑 치킨 게임’을 검색해 보면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광고 경쟁에 의한 치킨 게임을 하고 있는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광고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매출을 증대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이익을 창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광고를 내도 효과가 없어서 중단했는데 시장 점유율이 훅 떨어지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어떤 기업에서는 이렇게 말하면서 울상을 지었다. 광고 효과는 없었지만, 광고를 중단하니 매출이 감소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처음부터 광고에 의지하여 마케팅 했다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번 시작한 광고는 쉽게 중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마케팅 전략을 잘 짜야 한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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