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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효석 칼럼니스트] 4살 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마시멜로 한 개 들어있는 접시와 두 개 들어있는 접시를 보여준다. 당장에는 한 개를 먹을 수 있지만 잠시 후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참고 있으면 두 개를 먹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방을 나간다. 그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심리학자 미셸(W. Mischel) 박사는 1966년에 만났던 653명의 네 살배기 꼬마들을 15년 후 십대가 된 다음에 다시 만났고, 1981년 그 유명한 마시멜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삶 전반에서 참지 못한 아이들보다 훨씬 우수했고, 대학 입학시험(SAT)에서는 또래들에 비해 뛰어난 성취도를 보였다. 이후의 추적 연구는 인내하지 못한 꼬마들이 비만, 약물중독, 사회 부적응 등의 문제를 가진 어른으로 살고 있는데 반해 인내력을 발휘한 꼬마들은 성공한 중년의 삶을 살고 있음을 보고했다.

여기서 우리가 얻는 교훈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다. 또한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으려면 다른 것을 보거나 관심을 다른 것으로 돌리라고 한다. 그러나 이 실험을 두고 '무조건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고통은 참는 것이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인정받으려면 희생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지금을 희생해야 한다.’ 우리 주위에는 많은 것을 갖고 자신의 목표를 이룬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러면 그들은 모두 행복할까?

‘고시에 합격했다.’ ‘끈질긴 구애 끝에 슈퍼모델 출신의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했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직장에 취업했다.’ 이들은 정말 행복할까? 슈퍼모델 남편은 항상 행복하고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이 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마시멜로 법칙처럼 현실을 희생하고 노력해서 목표를 이루었는데 왜 더 많이 행복한 것은 아닐까? 그러면 성공과 행복은 관계는 있지만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성공하면 행복한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왜 성공해야 하는가? 순서를 바꾸면 답이 나온다.

‘행복할 만큼만 성공하자’이다. 행복은 자기만의 욕구를 실현했을 느끼는 감정이다. 그러나 남과 비교하거나 남의 인정을 통해서 행복감을 느낀다면 그건 진짜 행복이 아니고 ‘우월감’이다. 우월감은 상대가 있어야만 존재한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 큰 우월감을 갖게 되고 그 우월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센 상대를 만나야만 한다. 그러다가 감당할 수 없는 상대를 한 명만 만나도 패배감에 무너지게 된다. 마치 도박판에서 한두 번 돈을 땄다고 매번 판돈을 올인 하면서 배팅하는 것처럼 그 행복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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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게 채찍질하는 사람이 있다. “성공하려면 최고가 되어라, 완벽하라!”

요즈음 한국 사회는 성공을 강요하고 성공에 대한 강박적 집착이 만연해 있다. 경쟁에 이기는 것이 성공이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완벽해야 하며 완벽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더 채찍질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욕구는 무시하고 사회가 바라는 인물로 살아가야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발버둥 친다. 또한, 자신의 욕구를 희생해야 하기에 자존심을 버려야 할 일들이 많아지게 되고 개성은 비효율적이며 질서가 없는 것은 무조건 나쁜 것으로 치부한다.

이런 사회에서의 성공은 강박적 성향을 갖거나 완벽주의자들에게 유리해 보인다. 그들은 정답을 요구한다. 자신의 행복도 타인의 인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행복은 나의 행복이라기보다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정답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것이다.

'얼마나 높은 자리에 올라갔는가?' '얼마나 많이 버는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

여기에는 모두 비교할 대상이 있어야 행복이 존재한다. 자기 스스로의 만족은 없고 대상에 대한 우월함으로 행복감을 느낀다. 이런 행복은 개인의 행복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논리다. 목표를 정할 때 비교 존재를 두고 정하면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거나 아무리 내가 열심히 해도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동기가 떨어지고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A : 직장 골프 대회 우승

B : 스코어 80타 목표

두 개의 목표 중에 어떤 목표가 통제 가능한가? 80타를 못 쳐도 상대가 골프를 못 치면 우승할 수도 있고 75타를 쳐도 상대가 74타를 치면 우승을 못하게 된다. 그러나 목표 80타는 상대와 상관없이 나만 잘하면 달성 가능하다.

A : 반에서 1등 목표

B : 전 과목 평균 98점 목표

두 개의 목표 중에 어느 것이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가? 역시 B다. 1등은 상대적인 것이지만 평균 98점은 절대적인 목표이다.

남보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내 스스로 정한 목표를 남과 상관없이 꾸준히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내가 행복할 것 같은 수준만 목표를 정하는 것, 그 목표마저도 남에게 자랑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족하는 목표. 그것이 내 삶의 주인공을 나로 만드는 진짜 행복할 만큼의 목표다. 행복은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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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이인수 박사는 『누구의 인정도 아닌』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행복은 자기가 진정 원하는 바를 성취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이다. 자기만의 고유한 욕구를 실현할 때 깊은 개인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만족을 경험한 사람들은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만나 패배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런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자기 자신으로서 만족하기 때문에 비교를 통한 심리적 우월감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 즉, '나는 저 애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기 때문에 훌륭해'라는 비교의식을 버릴 수 있다. 그저 자기로서 행복할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마시멜로 이야기를 해보자.

한 개의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렸다가 두 개의 마시멜로를 받은 아이들은 남과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지금 하나의 마시멜로보다는 곧 받게 될 두 개의 행복에 몰입했으면 지금 눈에 보이는 유혹에서 시선을 피하려고 했다.

행복을 남과 비교하지 말자.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갖게 되어서 행복하고 싶다면 남들과 상관없이 순수하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자. 그 행복은 순도 99.9%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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