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장욱 기자] 팩트체킹 저널리즘은 기존 저널리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잘 지킨 것이 팩트체킹 저널리즘이다. 팩트체킹 저널리즘에 추가된 것은 ‘판정’이라는 개념이다. 기존 저널리즘에서는 뉴스에서의 판정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반면 팩트체킹 저널리즘에서는 저널리스트가 직접 판정 결과를 제시한다.

저널리스트의 취재에 근거해 결정된 판정은 독자에게 신뢰를 주고 저널리즘의 결과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현직 기자인 저자가 2017년 대선 때 가짜 뉴스 검증 코너를 시작으로 팩트체킹 보도를 하며 경험한 시행착오와 노하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팩트체킹 저널리즘을 시작하는 현장의 언론인뿐 아니라 팩트체킹으로 전문 영역을 구축하려는 연구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취재와 보도 사이 간격이 짧아지면서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하는 절차도 줄었다. 언론은 정보를 확인하고 검정하는 역할보다 단순히 전달하는 역할의 비중을 높이게 됐다. 정보의 양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가 뒤섞여 구분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확하게 팩트체킹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사람들은 정확하게 정보를 검증하는 언론을 찾게 됐다. 지금의 언론에서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최근 팩트체킹 저널리즘이 다시 주목받게 된 이유다.
- '팩트를 체크하다' 중에서 

언론에서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권위를 지나치게 신뢰한다는 것이다. 정보원이 권위가 있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주장이나 발언을 확인하지 않고 사실처럼 인용한다. 또한 권위자나 권위 있는 단체가 속한 집단이나 바라보는 시각에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어도 하나로 일반화해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언론이 하는 가장 흔한 실수는 선진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누구나 인정하는 강대국이다. 경제와 산업 규모도 크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대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특정 내용을 비교할 때 선진국 중 미국과 비교를 많이 한다. 미국을 기준으로 우리의 상황을 평가하는 셈이다. 이럴 때 비교 기준은 절대적 조건으로 하면 안 된다. 나라 크기, 경제 규모, 인구수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과 비교할 때 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해 상대적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 '가짜 권위' 중에서

팩트체킹 저널리즘이 판정을 해야 하는 이유는 기존의 언론이 하지 못하던 부분을 채워 주기 위해서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대중은 언론에게 중립적인 전달자가 아니라 철저한 검증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구구절절한 설명으로 결론을 미루는 것은 대중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래서 이 사안에 대해 팩트체킹한 결론은?’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팩트체킹의 핵심이다. 그래서 팩트체킹 저널리즘에서 판정은 꼭 필요하다.
- '판정의 중요성' 중에서

박기묵 작가는 CBS노컷뉴스 인터랙티브․데이터 뉴스 담당 기자이며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 교수다. 2010년 노컷뉴스에 입사해 VEN팀, 스마트뉴스팀, SNS팀을 거쳐 노컷뉴스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7년 노컷뉴스 팩트체크 뉴스 코너인 ‘이거 레알?’을 기획․취재하고 있다. 2017년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1주기 기획 취재 ‘세월호 1년, 안산의 눈물’로 2015년 한국방송대상 작품상과 한국방송기자클럽 보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누구나 따라하는 인터랙티브 뉴스』(2016), 『화월: 1991년 유서대필 사건의 실체와 진실』(2014)이 있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의 인터랙티브 뉴스 특성 연구”(2015), “보도교양 방송프로그램의 ‘윤리적 수준’과 ‘소재 및 표현기법’에 관한 방송심의결정 분석 연구”(2015) 등의 연구 논문을 ≪한국언론학보≫와 ≪방송통신연구≫에 발표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