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주환의 <생각정리스피치> ①

<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복주환 칼럼니스트] 독일의 철학자이자 독설가로 유명한 쇼펜하우어(Schopenhauer)는 <문장론>에서 위대한 저술가가 되기 위한 뼈 있는 말을 전했다. 저술가뿐만 아니라 말을 잘하고 싶은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므로 다음의 글을 유심히 읽어보길 바란다.

우리 시대의 저술가는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과 추억을 바탕으로 글을 쓰거나, 타인의 저서를 인용하는 것이다. 저술가 중 대부분이 첫 번째 그룹에 속한다. 책을 쓴 장본인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 책을 읽는 독자가 작가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겠는가. 그 때문에 공연히 독자의 머리만 혹사당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쓰면서 생각한다. 즉, 무엇인가 쓰기 위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이 또한 매우 많은 수를 헤아리고 있다. 두 번째 그룹의 사람들, 즉 쓰기 전까지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작가들은 나가기 직전에 하늘에 모든 운을 맡기는 사냥꾼에 비유할 수 있다.

세 번째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책상에 앉기 전에 필요한 모든 사색을 끝마친다. 그들이 남긴 저작은 오래 전에 자신의 머릿속에서 결론을 내린 확고한 신념의 결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수는 극히 적다. 집필하고자 하는 테마의 소재를 자신의 머릿속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작가만이 후세에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위대한 저술가로 기억될 것이다.

나는 쇼펜하우어의 <문장론>을 보고 무릎을 쳤다. 말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여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위의 내용을 ‘스피치를 준비하는 유형 3가지’로 바꿔봤다.

<자료=천그루숲>

스피치를 준비할 때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생각하지 않고 말을 내뱉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말하면서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세 번째는 말하기 전에 생각정리를 모두 마친 사람인데, 진짜로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세 번째 유형이 되라는 것이다.

첫 번째 유형의 사람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말부터 내뱉는 사람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단 말부터 하는 것이다.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상대방이 알 수 있을까? 쇼펜하우어의 말을 빌리자면 정리하지 않고 말하는 것은 듣는 청자의 머릿속을 ‘혹사’시키는 행위이다. 이런 유형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 유형의 사람은 말하면서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간혹 말발만 믿고 스피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 처음 한두 번은 통할지 몰라도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스피치는 사색의 결과물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세 번째 유형의 사람은 말하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정리하는 사람이다. 스피치 고수들이다. 생각이 정리된 사람은 간결하게 이야기해도 분명히 전달된다. 목소리가 작아도 강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사투리를 써도 정확하게 표현된다. 하고자 하는 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 번째 유형이다. 당신도 진짜로 말을 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생각정리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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