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값싸게 판매하고, 광고를 잘 내서 고객에게 알린다. 이 방법은 참으로 정답처럼 보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중소기업과 맞지 않는 마케팅 전략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축을 벌이는 현장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값싼 판매를 할 만큼 자금의 여유가 없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자금력이 훨씬 부족한 중소기업이 어떻게 대기업을 넘어서는 광고를 낼 수 있을까.

중소기업 대표라면 누구나 하는 위의 말은 중소기업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남들과 다른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를 만들어 값어치 있게 팔고, 광고보다는 홍보를 하며 많은 회원 수보다는 소수의 충성 회원을 모집해 판매하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대기업들이 판매 방식을 잘 관찰해보자. 그들은 모두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JUST DO IT’, ’바른 먹거리’와 같은 슬로건만 들어도 나이키와 풀무원 브랜드를 떠올리게 된다. 국내 포털 사이트 3사의 색상을 보면 네이버는 초록색, 다음은 파란색, 네이트는 빨간색을 사용하고 있다. 3사 모두 로고는 수차례 변경했지만 색상만큼은 절대 바꾸지 않고 있다. 로고나 슬로건 대신 색상으로 자신들의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슬로건도 색상도 차별성 있게 만들지 못하고, 만들었다고 해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종업계 중 상위에 속하는 업체를 따라 하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자신들이 OEM으로 제조해 준 제품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데, 이보다 기능을 개선한 자신의 제품은 재고로 쌓이게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다. 소비자는 똑같은 품질이라 해도 자신의 마음에 드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한다. 스타벅스가 다른 커피 브랜드에 비해 비싸지만 잘 팔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언론들은 스타벅스 커피가 우리나라에서만 너무 비싸다고 비난하지만,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소비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타벅스에 자신이 좋아하는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브랜드 스토리를 좋아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간혹 브랜드 없이도 잘 팔고 있다고 말하는 대표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 브랜드가 없다고 해서 장사를 못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브랜드와 비브랜드의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브랜드가 없는 보세 운동화를 판매한 사람’과 ‘브랜드를 붙여 판매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둘 다 브랜드가 없고 비슷한 디자인과 퀼리티라면 값이 싼 쪽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브랜드를 붙여 판매한 운동화는 소비자에게 각인되기가 쉽다. 대중이 그 브랜드를 인식하게 되면 비브랜드가 갖지 못하는 파워를 갖게 된다. 브랜드를 붙여 판매한 사람은 운동화에 그치지 않고 티셔츠, 운동복, 모자 등을 만들어 낸다. 각각의 제품이 팔려나가면서 그 브랜드를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진다.

한 제품을 이용하고 만족한 소비자는 다른 제품도 사용하게 된다. 그 결과 운동화로 시작한 그 브랜드는 출시하는 제품들마다 잘 팔려 나간다. 그런데 비브랜드로 판매한 운동화는 운동화가 아무리 잘 팔려도 시장에 자신의 제품을 인식시키기 어렵다. 다른 제품 혹은 후속 제품을 만들어도 그 회사 제품으로 인지하기 어렵다. 이것이 대기업이 브랜드를 만드는 이유이다. 결국 시장은 누가 더 브랜드를 잘 만드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멋지게 이름을 만들어 붙이면 되는 걸까? 이름이 근사하다고 소비자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멋진 이름에 스토리를 더해야 살아 움직이는 브랜드가 된다. 다시 말해, 나는 중소기업 제품도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공산품, 화장품 등은 물론 농산품에도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입히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스토리 있는 제품을 좋아하며 그러한 브랜드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브랜드 스토리 만드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신의 인생을 비추어 만들면 쉬워진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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