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20년 전에 출판되어 과학 교양서의 고전이 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그동안 절판되어 많은 독자들을 안타깝게 했던 이 책이 완역되어 출간되었다. 우주의 탄생, 은하계의 진화, 태양의 삶과 죽음, 우주를 떠돌던 먼지가 의식 있는 생명이 되는 과정, 외계 생명의 존재 문제 등이 250여 컷의 사진과 일러스트, 우아한 문체로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게 묘사되었다.

현대 천문학을 대표하는 저명한 과학자인 칼 세이건은 이 책 <코스모스: 사이언스 클래식4(사이언스북스, 2004)>에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난해한 개념을 명쾌하게 해설하는 놀라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그는 에라토스테네스, 데모크리토스, 히파티아,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 다윈 같은 과학의 탐험가들이 개척해 놓은 길을 따라가며 과거, 현재, 미래의 과학이 이뤘고,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 이룰 성과들을 알기 쉽게 풀이해 들려준다. 그리고 과학의 발전을 심오한 철학적 사색과 엮어 장대한 문명사적 맥락 속에서 코스모스를 탐구한 인간 정신의 발달 과정으로 재조명해 낸다.

이 책 <코스모스>는 칼 세이건 재단과 한국어판 번역 출판에 대한 정식 계약을 체결해 이전 판에서 빠져 있거나 흑백으로 실려 있던 사진과 이미지를 원작 그대로 싣고, 매끄럽게 새로 번역했다. '우주'를 알고 싶을 때 맨 처음 사람들이 찾았던 이 책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매력과 가치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저명한 과학자인 칼 세이건은 이 책 <코스모스: 사이언스 클래식4> 속으로 들어가 보자.

탐험의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는 나그네로 시작했으며 나그네로 남아 있다. 인류는 우주의 해안에서 충분히 긴 시간을 꾸물대며 꿈을 키워 왔다. 이제야 비로소 별들을 향해 돛을 올릴 준비가 끝난 셈이다.(본문 315쪽에서)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관련돼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있었던 대사건들뿐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까지도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기원에 그 뿌리가 닿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과 만나게 될 것이다.(본문 9쪽에서)

지구의 자연 환경이 인류에게 훌륭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모든 생물들이 지상에서 태어나서 바로 그곳에서 오랫동안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초기 생물들 중에서 지구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한 종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본문 51쪽에서)

그러나 인간은 자연을 통해 주어지는 변이성들을 선택할 줄 알고, 변이성을 자신이 원하는 형식으로 축적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갈 줄 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동물과 식물을 자신의 이익과 즐거움에 봉사하도록 할 수 있다. 인간은 선택과 축적을 위한 일련의 작업을 조직적으로 수행할 수도 있고, 또 품종을 개량하겠다는 구체적인 목적의식 없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것들만을 보존함으로써 같은 결과를 얻어 내기도 한다.(본문 57쪽에서)

잘 따지고 보면 책이란 결국 나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나무를 가공하여 유연하고 두께가 아주 얇은 종이를 먼저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종이 표면에 검정색의 꾸불꾸불한 선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그려 넣는다. 이렇게 만든 종이들을 여러 장 함께 모은 것이 다름 아닌 책이다. 우리는 책을 한 번 슬쩍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죽은 지 수천 년이 된 저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저자는 1,000년을 건너뛰어 소리 없이 그렇지만 또렷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의 머릿속에 직접 들려준다. 글쓰기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다. 글쓰기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놓았고, 먼 과거에 살던 시민과 오늘을 사는 우리를 하나가 되게 했다. 책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러므로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 모두는 마법사가 된 것이다.(본문 454쪽에서)

저자 칼 세이건은 1934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우크라이나 이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문학 학사, 물리학 석사,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유전학 조교수, 하버드 대학교 천문학 조교수를 지냈다. 그 후 코넬 대학교의 행성 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던컨 천문학 및 우주과학 교수,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특별 초빙 연구원, 세계 최대 우주 동호 단체인 행성협회의 공동 설립자 겸 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자문 위원으로 매리너, 보이저, 바이킹, 갈릴레오 호 등의 무인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했고 과학의 대중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저술과 방송을 통해 세계적인 지성으로 주목받았다.

행성 탐사의 난제들을 해결한 공로와 핵전쟁의 영향에 대한 연구와 핵무기 감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NASA 훈장, NASA 아폴로 공로상, 미국 우주항공협회의 존 에프 케네디 우주항공상, 탐험가협회 75주년 기념상, 소련 우주항공연맹의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 훈장, 미국 천문학회의 마수르스키 상 그리고 1994년에는 미국 국립과학원의 최고상인 공공복지 훈장 등을 받았다. 그 외에도 과학, 문학, 교육, 환경 보호에 대한 공로로 미국 각지의 대학으로부터 명예 학위를 스물두 차례 받았다.

그의 저서 코스모스(Cosmos)는 지금까지 영어로 출판된 과학책 중 가장 많이 판매되었고 30여 권의 저서 중 에덴의 용들(The Dragons of Eden)(1978년)은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외계 생물과의 교신을 다룬 소설 콘택트(Contact)(1985년)는 1997년에 영화로 상영되어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우주의 지적 생명(Intelligent Life in the Universe)(1966년), 우주적 연관성(The Cosmic Connection)(1973년), 화성과 인간의 마음(Mars and the Mind of Man)(1973년) 브로카의 뇌 (Broca's Brain)(1974년), 다른 세계들(Other Worlds)(1975),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1994년),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The Demon haunted world)(1995년), 에필로그(Billions & Billions)(1997년) 등을 썼다. 평생 동안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일구었던 그는 1996년 12월 20일에 골수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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