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식당은1%가 다르다

<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이경태 칼럼니스트] 컨셉은 많은 것을 설명한다. 물론 처음부터 식당의 컨셉이 명확하게 전달되긴 힘들다. 하지만 결국 컨셉은 한 줄로 설명될 수 있는 슬로건을 향해 달려간다. 슬로건은 자의적 슬로건과 타의적 슬로건이 있다. 자의적 슬로건으로 <밥이 맛있는 식당>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사람들은 ‘밥은 별로인데’ ‘밥보단 멸치볶음이 죽이던데! 다른 반찬도 괜찮고!’ 그렇게 이 식당의 타의적 슬로건은 <반찬이 먹을 만한 식당>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식당에 대한 이런 식의 한 줄 평가에는 상당히 인색하다. 한 줄로 설명된다는 것은 그 부분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인데, 그럴만한 가치 있는 식당은 사실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은 주방에서 땀을 흘리기보다는 손님들과의 접점을 통해 내 가게에 대한 이해를 돕는 멘트를 많이 날려야 한다. 하지만 매번 멘트를 날리기란 힘에 부치다. 때론 그것이 거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부 POP에, 메뉴판에, 명함에, 쿠폰에, 전단에 스토리텔링을 자연스럽게 입혀야 한다. 컨셉이 확정적 슬로건을 향해 보조 되는 하드웨어라면, 스토리텔링은 슬로건을 향해 보조되는 소프트웨어다. 상호를 기억하는 손님은 드물다. 그래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고, 그 스토리를 쉽게 기억하라고 슬로건을 만드는 것이다. ‘만나면 좋은 친구’는 MBC를 기억하게 하는 슬로건이다. 상호는 명확해서 통째로 기억해야 하지만, 슬로건은 손님마다 상상으로 자기 나름의 구체화를 완성한다. 그래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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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아버지가 키운 소, 아들이 파는 집>은 상호가 아니다. 슬로건이다. 있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아버지가 소를 키우는 상상, 그 소를 아들이 파는 상상을 하면서 신뢰라는 단어를 슬그머니 입히는 것이다. 또 다른 벤치마킹의 좋은 예는 바로 선거 현수막이다. 선거 시즌에 현수막을 자세히 본 적이 있는가? 선거 현수막을 보면서 식당의 현수막을 연상 지으면 ‘사람 생각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웃음 짓게 된다. 제한된 면에 내용을 꽉 채운다고 눈에 띄는 것도 아니니, 압축된 문구와 단어 선택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선거 현수막의 스킬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내 식당의 현수막을 보다 강하게, 눈에 띄도록, 호감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정치인이 자신이 해온 실적을 한 줄로 설명하는 것처럼 내 식당의 대표 메뉴, 손이 부끄럽지 않은 상차림을 통해 다른 식당과 확연히 다른 4번 타자를 보여주도록 문구를 짜야 한다. 주권자들에게 어필되는 공약처럼 손님이 기대하고 원하는 18번을 짜내고, 손님에게 이로운 내용으로 인지성을 높여야 한다.

<사진=천그루숲>

이경태 칼럼니스트는 맛있는 창업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 최高는 아니지만 최古의 경험이 있습니다!” 20년 전 <신동엽의 신장개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식당 컨설턴트의 꿈을 꿨던 한 청년이 있다. 그리고 ‘온리원이 넘버원’이라는 믿음으로 18년을 버텨냈다. 저서로는 <살아남는 식당은 1%가 강하다>, <식당의 정석>, <평생직장 식당>, <장사,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 <철저하게 장사꾼으로 살아라>, <거꾸로 보는 프랜차이즈>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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