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오십이 되기도 전에 명예롭지 못하게, 명예퇴직자로 찬바람이 부는 도시의 거리로 내몰리는 이유를, 직장인들은 회사를 떠나기 직전까지 잘 모른다. 그 이유를 알고 있다면 험난한 한지로 밀려날 직장인이 어디 있겠는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직장인이 어디 있겠는가? 무엇 때문일까? 무엇을 그토록 잘못했기에 엄동설한 세한(歲寒)의 거리로 밀려나야 하는가?

『논어』 「양화」 편 19장에 공자와 자공의 대화 장면이 나온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단 한 번의 어김도 없이 수억 년을 이어간다. 따뜻한 봄에 피어나는 꽃과 나무는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고 앙상하게 겨울을 준비한다. 태어나는 것은 결국 모두 죽어간다. 세월은 끝없이 돌아가고, 세상의 만물 역시 끝없이 나왔다가 사라진다.

45억 년 지구의 역사가 그렇고 40억 년 달의 역사가 그렇다. 산천의 나무가 그렇고 세상의 모든 생물이 그렇다. 그게 자연이다. 그게 스스로 돌아가는 자연인 것이다. 그게 바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생몰(生沒)이 자연이며 반복(反復)이 자연이다. 역으로의 역행과 거스름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며, 역행하는 것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러니 사시행언 백물생언(四時行焉 百物生焉), 사계절이 돌아가고 삼라만상이 나왔다가 돌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천하언재(天何言哉), 즉 하늘이 말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라는 것이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세상은 자연의 순리대로 돌아가고 있으니, 사람들도 그 순리대로 살아간다면 여기에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그러니 공자는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연의 순리처럼 역행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일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 않아도 자연처럼 살아가는 것, 공자는 제자인 자공에게 그것을 말하려 했던 것이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끝없는 변화를 의미한다. 멈춤이 어색한 것은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고인 물은 썩게 되고, 바람이 통하지 않는 막힌 곳에선 냄새가 난다. 사계절의 변화에 순응하지 않는 나무는 죽은 나무이며, 움직임을 잃은 생물은 이미 죽은 것이다. 변화는 끝없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거기엔 힘이 필요하다. 힘이 필요하다는 것은 노력이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힘Power은 생기지 않으며, 힘 없이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변화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그러니 노력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노력은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야 한다. 

※ 참고자료 :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한스미디어, 2016)』

최종엽 칼럼리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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